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도입으로 2008학년도 법대 진학 준비생들이 고민에 빠졌다.
예정대로 법대로 진학할지,아니면 같은 점수라면 법학과 대신 학교 수준을 한 단계 높여 진학할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교육업체인 유웨이중앙교육과 함께 법학과 진학을 준비해온 고3학생 346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학생들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다.
조사 결과 예정대로 법학과에 진학하겠다는 학생(54%)과 법학과 진학을 포기한 학생(46%)의 수가 엇비슷하게 집계됐다.
법학과 진학을 포기한 학생들은 로스쿨 입학 시험(LEET·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에 법학 관련 전문지식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지 않아 로스쿨 진학을 위해 굳이 법학과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커트라인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법학과 대신 대학 '간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진학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예를 들어 커트라인이 비슷한 고려대 법학과와 서울대 사회계열 학과 중 서울대 사회계열을 선택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로스쿨 도입으로 서울대 법대,고려대 법대 등을 희망하는 학생 중 상당수가 지원 전공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며 "법대-경영대-사회대로 이어지는 인문계열 커트라인 서열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법대 진학을 위해 재수도 마다하지 않는 '오로지 법대족'이 로스쿨제도 도입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에도 불구,법대 진학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는 학생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들은 2009학년도 로스쿨 첫해 입시에서 법대생들에게 메리트를 줄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로스쿨 법안은 '로스쿨 입학정원 중에 최소 3분의 1을 타 전공자 중 선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을 바꿔 말하면 정원의 3분의 2까지는 법대생을 뽑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로스쿨 입장에서도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높이려면 아무래도 법학을 공부한 학생을 뽑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대학들이 로스쿨 입시에서 법대생 특별전형 등을 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