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폰'이 바나나보다 싸다? 그렇다.

LG전자가 37만원에 내놓은 바나나폰이 일부 인터넷 쇼핑몰과 대리점에서 최저 100원에 팔리고 있다.

할인마트에서 바나나 5개 묶음이 2000원에 팔리는 점을 감안하면 바나나폰이 더 싸다.

서울시내 일부 대리점은 '바나나폰 그냥 가져가세요'라고 써붙였다.

인터넷 오픈마켓에는 '바나나폰 100원'이란 안내문이 널려 있다.

한 판매자는 번호이동을 하면 1000원에 무료로 배송해주고 약정 등 제한을 하지 않는다고 내걸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그냥 100원''그냥 1000원'이 아니다.

대부분 요금상품 제한,번호이동,부가서비스 가입 등이 조건으로 달려 있다.

말 그대로 100원이나 1000원만 내고 살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정가보다 월등히 저렴하게 팔리는 것은 사실이다.

바나나폰은 지난 4월 출시된 SK텔레콤 전용 특화폰이다.

슬라이드가 유선형으로 휘어져 있어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특징이다.

또 전화가 오면 '반딧불'이 켜지고 키패드에서 라벤더 향이 나는 등 10대 청소년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만들었다.

휴대폰 업계는 일부 계층을 겨냥한 특화폰의 수명을 보통 6개월로 잡고 있다.

어느 정도 팔리면 '수명이 다했다'고 판단해 마케팅 등 판촉활동을 서서히 접는다.

바나나폰의 경우 초기 실적이 좋지 않아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 펼쳤고,그 결과 3개월 만에 5만2000대가량 나갔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임무를 마친 셈이다.

LG전자는 바나나폰이 '떨이 상품'처럼 팔리는 것에 대해 "인기가 좋다는 방증이 아니냐"며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