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정치이슈로 변질된 발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설화(舌禍)를 입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 돼달라" "시골에 부동산 하나 샀다가 총리가 안 된 사람이 있다. 그렇게 다 들추면 우리 국민들 중에 떳떳한 사람이 있느냐"는 등의 발언이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청와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 끈도 고쳐매지 말라'는 격언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조 회장을 꼬집었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한술 더떠 "(조 회장은) 불필요한 정치적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경제인의 명예를 위해 즉각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부랴부랴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재계의 수장'이라 불리는 전경련 회장 자리는 아무래도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제부턴간 두드려 맞는 자리가 됐다.
맷집이 웬만큼 좋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게 됐다.
지금 조 회장은 취임 4개월 만에 그 사실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을 것이다. 친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이명박 후보와 사돈 관계라는 점,대통령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발언에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을 터다.
그러나 그가 발언한 내용들을 곰곰 되새겨 보면 본말이 전도됐다는 느낌이 든다.
현장에 있었던 기자가 이해하기로 조 회장의 이날 발언은 '재계를 칭찬 좀 해달라'는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정경유착 등 과거의 잘못된 관행 때문에 계속 기업을 매도하니 사업가들이 신바람이 안난다. 짧은 기간에 성장하다보니 부작용을 잘 해소하지 못했다"고 했다. 과거는 묻어두고 미래로 나가자는 얘기에 검증 이야기가 보태진 것일 뿐이다.
조 회장은 "해외에 나가보면 신문 1면에 온통 경제 이야기로 가득한데 우리는 검증공방이니,탈당이니 정치 얘기만 있다"며 우리 사회의 에너지가 '정치판'에 소모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결과적으로 그 말이 부메랑이 돼 그 자신도 정치판에 휘둘리게 됐지만 말이다.
어찌 됐건 경제 제일주의를 주제로 한 이날 조 회장의 강연 내용은 모든 경제인들의 바람을 대신한 것이었다. 노련하지 못한 '새내기' 재계 수장의 말실수로 이런 재계의 바람이 정치적으로 재해석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유창재 산업부 기자 yoocool@hankyung.com
"차기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 돼달라" "시골에 부동산 하나 샀다가 총리가 안 된 사람이 있다. 그렇게 다 들추면 우리 국민들 중에 떳떳한 사람이 있느냐"는 등의 발언이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청와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 끈도 고쳐매지 말라'는 격언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조 회장을 꼬집었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한술 더떠 "(조 회장은) 불필요한 정치적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경제인의 명예를 위해 즉각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부랴부랴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재계의 수장'이라 불리는 전경련 회장 자리는 아무래도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제부턴간 두드려 맞는 자리가 됐다.
맷집이 웬만큼 좋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게 됐다.
지금 조 회장은 취임 4개월 만에 그 사실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을 것이다. 친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이명박 후보와 사돈 관계라는 점,대통령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발언에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을 터다.
그러나 그가 발언한 내용들을 곰곰 되새겨 보면 본말이 전도됐다는 느낌이 든다.
현장에 있었던 기자가 이해하기로 조 회장의 이날 발언은 '재계를 칭찬 좀 해달라'는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정경유착 등 과거의 잘못된 관행 때문에 계속 기업을 매도하니 사업가들이 신바람이 안난다. 짧은 기간에 성장하다보니 부작용을 잘 해소하지 못했다"고 했다. 과거는 묻어두고 미래로 나가자는 얘기에 검증 이야기가 보태진 것일 뿐이다.
조 회장은 "해외에 나가보면 신문 1면에 온통 경제 이야기로 가득한데 우리는 검증공방이니,탈당이니 정치 얘기만 있다"며 우리 사회의 에너지가 '정치판'에 소모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결과적으로 그 말이 부메랑이 돼 그 자신도 정치판에 휘둘리게 됐지만 말이다.
어찌 됐건 경제 제일주의를 주제로 한 이날 조 회장의 강연 내용은 모든 경제인들의 바람을 대신한 것이었다. 노련하지 못한 '새내기' 재계 수장의 말실수로 이런 재계의 바람이 정치적으로 재해석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유창재 산업부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