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베이성의 한 시장. 전국을 휩쓴 홍수 때문에 비싸고 맛도 없는 멜론을 놓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던 과일장수는 스르르 잠이 든다.

폭우 속에 거둔 멜론엔 진흙이 잔뜩 묻어있지만 과일장수는 달콤한 꿈을 꾼다.

꿀맛같 은 멜론을 사기 위해 손님들이 줄을 선다. 몇 분 안 돼 과일이 다 팔리고 멜론장수는 두둑한 돈가방에 든 지폐 다발을 꺼내 한 장 두 장 세며 미소짓는다.

"달고 시원한 멜론 사세요." 이웃 상인의 손님 끄는 소리에 나른한 단잠에서 깬 과일장수는 아직도 잔뜩 남아 있는 멜론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해진다. 조금 전까지 줄 섰던 손님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지루한 오후가 낮잠으로 훌쩍 지나가고 과일장수는 내일엔 팔리겠지 막연한 꿈을 꾸며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