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 아니다"] '독려용' 채찍이 위기로 과장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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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26일 이례적으로 그룹 고위 관계자가 나서 상반기 실적과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최근 증폭되고 있는 '삼성 위기설'을 진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초 이건희 회장이 언급한 '샌드위치론'과 '5∼6년 뒤 위기론'이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맞물려 그룹 전체의 위기로 비쳐지는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위기설에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자칫 일파만파로 확산돼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조직에 긴장감을 심어주기 위해 '내부 독려용'으로 제기한 위기론이 마치 실제 위기에 처한 것처럼 위기설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위기설은 사실과 다르다"
이날 삼성 발표의 핵심은 '삼성위기설은 과장된 것이며 사실과 다르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삼성SDI 등 일부 계열사들의 실적만 나쁜 것이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올해 상반기 그룹 매출과 세전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급증했고 삼성전자(반도체) 등을 제외한 화재 생명 중공업 엔지니어링 등 나머지 계열사들은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사상 최대의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도 '위기설의 실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지난달 말 각 계열사에 전달한 경영정상화 방안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는 데 대해서도 삼성은 해명했다.
경영정상화 방안은 조직 내 '군살'을 빼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정지(整地) 작업용인데도 마치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계획인 양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선진기업들의 성장 그래프를 보면 완만한 곡선을 그리지 않는다"며 "어느 순간 크게 점프했다가 한동안 성장을 위한 다지기 작업을 하듯이 삼성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근 6년간 고도성장을 했다가 지금은 다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위기설 확대 재생산을 막아라"
삼성은 왜 "위기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나섰을까.
삼성 관계자는 "20여개 계열사 중에서 실적이 안 좋은 것은 한두 개뿐인데 위기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진화하지 않으면 위기의 실체가 없는 데도 조직 내부의 동요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초 이건희 회장이 샌드위치론을 강조한 것은 '삼성도 지금의 실적에 자만하지 말고 내년 이후를 차근차근 대비하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주력 계열사인 전자와 SDI 등이 실적 부진을 거듭하면서 마치 삼성이 위기를 맞은 것처럼 비쳐졌다.
여기에 지난 6월 삼성그룹이 각 계열사에 신수종사업 발굴과 사업구조재편 등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지시하면서 '삼성 위기설'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또 이달 중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을 시작으로 한 조직 개편도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지금 위기설을 진화하지 않으면 (위기설이) 사그라지는 대신 갈수록 증폭될 것이란 게 삼성의 판단이다.
실제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그룹 임직원들의 동요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일부 계열사에서는 희망퇴직과 맞물려 조직의 동요도 무시 못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이 내부적으로 강조하는 위기 의식을 정치·사회적인 문제로 확대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위기설 진화의 배경이다.
일각에서 삼성이 일부러 위기 의식을 흘려 민감한 현안을 비켜가려한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날의 삼성의 이례적인 발표는 작은 위기가 삼성 전체의 위기로 과잉 해석되는 상황에서 내부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외부에서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올해 초 이건희 회장이 언급한 '샌드위치론'과 '5∼6년 뒤 위기론'이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맞물려 그룹 전체의 위기로 비쳐지는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위기설에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자칫 일파만파로 확산돼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조직에 긴장감을 심어주기 위해 '내부 독려용'으로 제기한 위기론이 마치 실제 위기에 처한 것처럼 위기설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위기설은 사실과 다르다"
이날 삼성 발표의 핵심은 '삼성위기설은 과장된 것이며 사실과 다르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삼성SDI 등 일부 계열사들의 실적만 나쁜 것이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올해 상반기 그룹 매출과 세전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급증했고 삼성전자(반도체) 등을 제외한 화재 생명 중공업 엔지니어링 등 나머지 계열사들은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사상 최대의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도 '위기설의 실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지난달 말 각 계열사에 전달한 경영정상화 방안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는 데 대해서도 삼성은 해명했다.
경영정상화 방안은 조직 내 '군살'을 빼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정지(整地) 작업용인데도 마치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계획인 양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선진기업들의 성장 그래프를 보면 완만한 곡선을 그리지 않는다"며 "어느 순간 크게 점프했다가 한동안 성장을 위한 다지기 작업을 하듯이 삼성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근 6년간 고도성장을 했다가 지금은 다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위기설 확대 재생산을 막아라"
삼성은 왜 "위기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나섰을까.
삼성 관계자는 "20여개 계열사 중에서 실적이 안 좋은 것은 한두 개뿐인데 위기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진화하지 않으면 위기의 실체가 없는 데도 조직 내부의 동요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초 이건희 회장이 샌드위치론을 강조한 것은 '삼성도 지금의 실적에 자만하지 말고 내년 이후를 차근차근 대비하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주력 계열사인 전자와 SDI 등이 실적 부진을 거듭하면서 마치 삼성이 위기를 맞은 것처럼 비쳐졌다.
여기에 지난 6월 삼성그룹이 각 계열사에 신수종사업 발굴과 사업구조재편 등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지시하면서 '삼성 위기설'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또 이달 중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을 시작으로 한 조직 개편도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지금 위기설을 진화하지 않으면 (위기설이) 사그라지는 대신 갈수록 증폭될 것이란 게 삼성의 판단이다.
실제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그룹 임직원들의 동요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일부 계열사에서는 희망퇴직과 맞물려 조직의 동요도 무시 못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이 내부적으로 강조하는 위기 의식을 정치·사회적인 문제로 확대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위기설 진화의 배경이다.
일각에서 삼성이 일부러 위기 의식을 흘려 민감한 현안을 비켜가려한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날의 삼성의 이례적인 발표는 작은 위기가 삼성 전체의 위기로 과잉 해석되는 상황에서 내부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외부에서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