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제2롯데월드 왜 불허했나] 공군 반대에 인근 집값 불안 우려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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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12층(555m) 규모로 서울시의 건축 승인을 받았던 잠실제2롯데월드가 승인계획대로 건축되지 못하고 203m로 최고 높이가 제한돼 사실상 무산된 것은 공군의 반대 때문이다.
지난 6월27일 열렸던 국무조정실 행정협의조정 본위원회에서 '건축승인 유보' 결정이 난 이후에 제2롯데월드 건축에 찬성하는 서울시와 반대하는 공군이 두 차례 만나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입장 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555m 높이로 지어도 주변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서울시 및 롯데그룹 쪽과 '비행기 안전 확보를 위해 높이를 203m로 제한해야 한다'는 공군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결국 정부는 공군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공군ㆍ서울시 비용분담 충돌
하지만 서울공항 이·착륙 비행기의 안전문제는 '드러난' 것일 뿐 공군이 제2롯데월드 건축에 반대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의 용역을 받아 잠실2제롯데월드 건축 허가 타당성 검토를 한 외부 기관은 △서울공항 활주로의 위치를 바꾸는 등 비행기 이·착륙 경로를 일부 조정하고 △레이더 등 서울공항 시설을 최신식으로 교체하면 비행기 이·착륙시 안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올해 초 정부에 전달했다.
결국 이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백억원대의 비용이 들어가는데,롯데가 이중 얼마 정도의 비용을 분담할지를 놓고 양측이 상대방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게 관련 기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군의 반대도 반대지만 정부 차원에서 건축 승인을 내주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잠실 제2롯데월드의 건축 승인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신호탄'이 될 우려가 높아서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있었던 행정협의조정 1차 본위원회를 한 달 정도 앞두고부터 잠실주공5단지 등 송파구 일대 집값이 급등 양상을 보이는 등 이 일대 부동산 시장에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잠실주공5단지 주변에서 영업 중인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 안정대책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부동산시장이 6월27일 행정조정위원회 본위원회 개최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급등하기 시작해 주공5단지의 경우 6월 한 달 동안에만 5000만∼1억원 올랐다"고 전했다.
결국 연말에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집값 불안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할 정부 입장에서 '송파구발(發) 집값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제2롯데월드 건축 승인을 내주는 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롯데의 선택은
어쨌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평생 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재 시가 기준으로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약 8만7450㎡짜리 땅을 매입 후 14년간 방치해 온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건축 허가를 내준 서울시나 정부 등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이는 등의 방식으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서울시의 예상이다.
그러나 올해 85세인 신 회장의 나이를 고려할 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소송을 실제로 할지는 미지수다.
후계자인 신동빈 부회장의 의중도 변수다.
신 부회장은 신격호 회장과 달리 '송파구 알짜배기 땅에 굳이 랜드마크 빌딩을 지을 필요가 없으며,그룹 수익에 도움이 되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시 그 자체적으로 19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관광산업 진흥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결과가 안 좋은 방향으로 나와 매우 아쉽다"며 "제2롯데월드 부지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는 회사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지난 6월27일 열렸던 국무조정실 행정협의조정 본위원회에서 '건축승인 유보' 결정이 난 이후에 제2롯데월드 건축에 찬성하는 서울시와 반대하는 공군이 두 차례 만나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입장 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555m 높이로 지어도 주변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서울시 및 롯데그룹 쪽과 '비행기 안전 확보를 위해 높이를 203m로 제한해야 한다'는 공군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결국 정부는 공군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공군ㆍ서울시 비용분담 충돌
하지만 서울공항 이·착륙 비행기의 안전문제는 '드러난' 것일 뿐 공군이 제2롯데월드 건축에 반대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의 용역을 받아 잠실2제롯데월드 건축 허가 타당성 검토를 한 외부 기관은 △서울공항 활주로의 위치를 바꾸는 등 비행기 이·착륙 경로를 일부 조정하고 △레이더 등 서울공항 시설을 최신식으로 교체하면 비행기 이·착륙시 안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올해 초 정부에 전달했다.
결국 이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백억원대의 비용이 들어가는데,롯데가 이중 얼마 정도의 비용을 분담할지를 놓고 양측이 상대방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게 관련 기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군의 반대도 반대지만 정부 차원에서 건축 승인을 내주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잠실 제2롯데월드의 건축 승인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신호탄'이 될 우려가 높아서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있었던 행정협의조정 1차 본위원회를 한 달 정도 앞두고부터 잠실주공5단지 등 송파구 일대 집값이 급등 양상을 보이는 등 이 일대 부동산 시장에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잠실주공5단지 주변에서 영업 중인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 안정대책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부동산시장이 6월27일 행정조정위원회 본위원회 개최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급등하기 시작해 주공5단지의 경우 6월 한 달 동안에만 5000만∼1억원 올랐다"고 전했다.
결국 연말에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집값 불안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할 정부 입장에서 '송파구발(發) 집값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제2롯데월드 건축 승인을 내주는 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롯데의 선택은
어쨌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평생 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재 시가 기준으로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약 8만7450㎡짜리 땅을 매입 후 14년간 방치해 온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건축 허가를 내준 서울시나 정부 등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이는 등의 방식으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서울시의 예상이다.
그러나 올해 85세인 신 회장의 나이를 고려할 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소송을 실제로 할지는 미지수다.
후계자인 신동빈 부회장의 의중도 변수다.
신 부회장은 신격호 회장과 달리 '송파구 알짜배기 땅에 굳이 랜드마크 빌딩을 지을 필요가 없으며,그룹 수익에 도움이 되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시 그 자체적으로 19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관광산업 진흥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결과가 안 좋은 방향으로 나와 매우 아쉽다"며 "제2롯데월드 부지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는 회사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