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노사 협상이 또다시 무산됐다.

노사 대표는 26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본부에서 협상을 시도하려 했으나 노조가 사측 협상단에 대표이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상을 거부하면서 비정규직 캐셔(계산원)의 용역직 전환(외주화) 문제 등 현안은 논의조차 못했다.

재교섭은 27일 오전 10시로 잡혔다.

8일 만에 재개를 시도했던 이날 협상은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노사는 오전까지만 해도 제3의 장소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오후 3시께 노조가 수배 상태인 지도부의 신변 보장을 이유로 영등포 민주노총 본부로 하자고 제안하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사측은 "불법영업 방해의 주체인 민주노총 본부 모임에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할 수 없다"며 실무진 6명만 파견했고 노조는 "대표 없는 교섭단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이로써 지난 6월 초부터 시작된 홈에버 및 뉴코아 노조의 파업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노총 등은 27일 오후 2시 마포구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2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서부지법은 이랜드 일반 노동조합 이남신 위원장 대행과 이경옥 부위원장에 대해 재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다른 조합 간부 2명에 대한 재청구 영장은 기각했다.

이 위원장 대행 등은 6월30일부터 21일 동안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사측의 비정규 노동자 계약 해지와 외주·용역화 방침을 규탄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이달 20일 오전 투입된 경찰에 업무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기각됐었다.

박동휘/박민제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