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다만, 꿈이길 바랐습니다


'꽃잎' , '박하사탕', '모래시계'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모두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이다. 이밖에도 5.18을 소재로한 작품들이다. '화려한 휴가' 역시 5.18을 소재로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5.18 민주화 운동"만을 정면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1980년의 전라남도 광주는 왜 '5.17 비상계엄'이 내려진것이고, 왜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중 광주의 학생들만 유달리 '격렬한 시위'를 했다는 것일까.

5.17 비상계엄 전국확대로 휴교령이 내려진 전남대 정문 앞에서 5월 18일 10시경 등교 중이던 전남대생들과 출입을 제지하는 계엄군이 최초로 충돌했다. 이에 전남대 학생들이 금남로에서 가두시위를 시작하자 오후 3시부터 공수부대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가 개시되었다.

3공수특전여단, 7공수특전여단, 11공수특전여단, 20사단, 31사단, 보병학교, 포병학교, 기갑학교 등 총 47개 대대 소속의 장교 4727명, 사병 15590명 등 총2만명 이상의 대한민국 국군이 이 작전에 동원되었다.

장비는 "대간첩작전"에 준하여 각종 탄약을 휴대, 실제로 정부의 발포 허가를 받고 사용되었고 항공기(무장헬기 포함) 30대, 전차 7대, 장갑차 17대, 차량 282대가 진압에 사용되었다.

민간인의 시위를 진압하는것이 아니고, 전쟁을 준비하는것과 유사한상황.

이 작전으로 인해 광주에선 희생자가 속출했다. 사망 207명, 부상 2392명, 기타희상987명.(광주민주유공자 등록현황 2003.1.31)

이 수치도 어디까지나 추정치이며 현재까지도 정확한 집계는 발표되지 않았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지 27년이 지난 현재 '화려한 휴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간 이야기이며 어쩌면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1980년 5월의 광주를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화려한 휴가'는 27년 전 가슴 아픈 역사와 그 속의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기억해내려 한다. 택시운전사, 간호사, 고등학생, 선생님, 신부님 등 평범하기 그지 없는 광주의 시민들이 이유도없이 광주에 살고있다라는 이유로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며 겪는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달라고….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누군가의 아들, 딸이었을 광주의 소시민들이 갑자기 왜 총을 들고 군인들고 싸워야 했는지. 가족이라는 '당연한'울타리를 지치기 위해서 열흘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했던 광주를 담아둔 '화려한 휴가'.

'민주사회'가 어떤것인지도 모르고, 군사정권이 들어서는데 관심조차 없었던 사람까지 희생되어야 했던 아픈사연의 영화는 주변의 소중한감정을 끌어올려 가슴에 와 닿게 할 것이다.

주인공을 맡은 이준기와 이요원, 김상중, 안성기의 물오른 연기는 당시 광주시민이 되어 울분섞인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한층 더 움직였다.

흔히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좋은 영화에 대해서 "재미있다"라는 표현을 많이 쓸 것이다. 하지만 이영화는 다르다. 이영화는 "재미"있어서는 안되는 영화일 것이다.

25일 개봉후 화려한 휴가를 본 관객들은 "'화려한 휴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5.18이 폭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양심이 있느냐"라는등 관람평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