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낙폭 연내 최대
유럽, 아시아증시 등 줄줄이 '휘청'

한국증시가 2,000 고지를 넘어서자 마자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급전직하하고 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53포인트(2.01%) 내린 1,924.01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오전 10시4분 현재 65.74포인트 내린 1,897.80을 기록 중이다.

전날 40.68포인트 내리며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지수는 이 양상대로 마감된다면 이날 연내 최대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800선이 붕괴됐다 회복, 같은 시각 13.81포인트(1.68%) 내린 803.53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증시의 시가총액은 이틀 동안 45조원이 증발했다.

이틀전인 25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시가총액은 1천103조9천억원으로 사상최고치였지만 이 시각 현재는 1천58조3천억원으로 줄었다.

체감지수는 더 썰렁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종목은 80개에 불과한 반면 하락 종목은 658개 종목에 이르고 있으며 코스닥시장 역시 160개 종목이 상승 중인데 반해 782개 종목이 하락 중이다.

지수 2,000이라는 신대륙을 밟았던 한국증시는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던 가운데 미국 발 신용경색 우려가 더해져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또 10일 연속 주식을 내다팔며 누적 순매도 규모를 3조7천억원대로 키운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도 지수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뉴욕증시는 26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신용시장 경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요 지수가 장중 한때 3% 이상 폭락하는 등 급락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311.50포인트(2.26%) 하락한 13,473.57에 거래를 마감, 지난 19일 1만4천선을 넘은 이후 5거래일 만에 1만3천400선으로 내려앉았다.

유럽 주요 증시도 이 영향을 받아 런던증시가 3% 넘게 폭락하는 등 크게 떨어졌다.

영국 FTSE100 지수는 6,251.20에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203.10포인트(3.15%) 하락했고, 독일 DAX 지수도 183.59포인트(2.39%) 내린 7,508.96에 거래를 마쳤고 프랑스 CAC40 지수도 5,675.05로 162.06포인트(2.78%) 떨어졌다.

한국 이외의 아시아증시도 강타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433.03포인트(2.45%) 내린 17,269.06을 기록 중이고 호주와 뉴질랜드 증시도 급락세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단기급등에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쌓인 증시에 미국증시의 불안과 외국인 매도가 조정의 빌미를 줬다"며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만큼 한차례 정도의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최소한 1,850에서는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