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 탈레반 강경파 달래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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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2명의 인질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조기 석방론과 시한이 지나면 살해하겠다는 극단적인 얘기가 동시에 나오는 혼미함 속에서 정부는 탈레반 무장단체의 내분을 역이용하기로 했다.
27일 협상파와는 몸값 협상을 계속하는 한편 탈레반 죄수 석방을 요구하는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아프간 정부와 교섭을 시작했다.
대통령 특사의 역할을 통한 강경파의 분노를 잠재우는 게 관건이다.
◆대통령 특사 활동 시작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백 실장은 이날 오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도착,카르자이 대통령을 포함한 아프간 정부 고위급과의 접촉을 시작했다.
목적은 두 가지다.
납치 세력이 요구한 인질·탈레반 죄수 맞교환을 위해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는 것과 납치세력에 한국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백 실장의 아프간행과 관련,"우리 정부의 해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특사까지 파견해 아프간과 교섭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납치범들이 무모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기대다.
아프간 정부는 납치범들이 요구한 탈레반 죄수 석방이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을 우려해 부정적이며,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런 이유로 지난 22일 카불에 도착한 조중표 외교부 차관과의 면담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 노력 계속
아프간 정부 협상단장인 와히둘라 무자디디는 현지 언론 AIP에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인질 22명 중 일부라도 먼저 석방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탈레반 죄수와 인질 맞교환이 성사돼도 자세한 내막은 공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해,아프간 정부가 비공개를 조건으로 맞교환에 협조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이 강경 세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5일 8명을 먼저 데려오려다 배형규 목사가 피살됐다.
정부는 한국인들을 납치한 무장단체가 성향이 다른 세 그룹으로 나뉘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NHK는 탈레반 세력들 사이에 아프간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을 둘러싼 대립이 심각해 공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량과 약 전달
한국인들은 아프간 가즈니주 카라바그 산악지대에 9일째 억류돼있다.
40도가 넘는 무더위에 해발 2000m의 고지대라 산소도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당국자는 "피랍자들 안전에 심각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하고 "의약품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능한 한 조속히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피랍자들이 성향이 다른 세 개 그룹에 나뉘어 억류돼있다고 파악하고 있으나 거처는 바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노출을 막기 위한 정보 교란도 계속되고 있다.
전날 납치범들의 감시 하에 미국 CBS뉴스와 통화한 임현주씨는 남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갇혀있다고 말했으나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한 유수프 아마디는 한국인들을 11곳에 2명씩 분산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조기 석방론과 시한이 지나면 살해하겠다는 극단적인 얘기가 동시에 나오는 혼미함 속에서 정부는 탈레반 무장단체의 내분을 역이용하기로 했다.
27일 협상파와는 몸값 협상을 계속하는 한편 탈레반 죄수 석방을 요구하는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아프간 정부와 교섭을 시작했다.
대통령 특사의 역할을 통한 강경파의 분노를 잠재우는 게 관건이다.
◆대통령 특사 활동 시작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백 실장은 이날 오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도착,카르자이 대통령을 포함한 아프간 정부 고위급과의 접촉을 시작했다.
목적은 두 가지다.
납치 세력이 요구한 인질·탈레반 죄수 맞교환을 위해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는 것과 납치세력에 한국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백 실장의 아프간행과 관련,"우리 정부의 해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특사까지 파견해 아프간과 교섭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납치범들이 무모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기대다.
아프간 정부는 납치범들이 요구한 탈레반 죄수 석방이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을 우려해 부정적이며,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런 이유로 지난 22일 카불에 도착한 조중표 외교부 차관과의 면담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 노력 계속
아프간 정부 협상단장인 와히둘라 무자디디는 현지 언론 AIP에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인질 22명 중 일부라도 먼저 석방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탈레반 죄수와 인질 맞교환이 성사돼도 자세한 내막은 공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해,아프간 정부가 비공개를 조건으로 맞교환에 협조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이 강경 세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5일 8명을 먼저 데려오려다 배형규 목사가 피살됐다.
정부는 한국인들을 납치한 무장단체가 성향이 다른 세 그룹으로 나뉘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NHK는 탈레반 세력들 사이에 아프간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을 둘러싼 대립이 심각해 공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량과 약 전달
한국인들은 아프간 가즈니주 카라바그 산악지대에 9일째 억류돼있다.
40도가 넘는 무더위에 해발 2000m의 고지대라 산소도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당국자는 "피랍자들 안전에 심각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하고 "의약품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능한 한 조속히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피랍자들이 성향이 다른 세 개 그룹에 나뉘어 억류돼있다고 파악하고 있으나 거처는 바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노출을 막기 위한 정보 교란도 계속되고 있다.
전날 납치범들의 감시 하에 미국 CBS뉴스와 통화한 임현주씨는 남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갇혀있다고 말했으나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한 유수프 아마디는 한국인들을 11곳에 2명씩 분산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