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건강한 조정'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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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0월19일 뉴욕 증시가 대폭락했던 날.예일 대학의 쉴러 교수는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투자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폭락 원인에 대해 전화로 설문조사를 했다.
당시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원인은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었다.
쉴러 교수가 기업실적이나 경제상황 금리 유가 투자심리 등 좀더 구체적으로 응답해 달라고 하자 전문가들은 대부분 투자심리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 투자자들의 어떤 심리가 뉴욕 증시를 '블랙 먼데이'로 몰고 갔을까.
쉴러 교수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당시의 투자심리를 '더 큰 바보이론'(the greater fool theory)으로 설명했다.
'더 큰 바보이론'은 증시나 원자재 시장이 과도하게 오르는 버블현상을 설명할 때 흔히 사용된다.
나보다 더 바보스런 투자자가 내 주식을 받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한 급등장에서도 투자를 계속하고,받아줄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비로소 주식을 던진다는 단순한 이론이다.
마지막 가장 큰 바보가 투자를 하면 그때 주가는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폭탄 돌리기'와 비슷한 설명 구조다.
코스피지수 2000시대를 맞아 장밋빛 전망에 젖어있던 우리 증시는 지난 27일 한때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폭락을 경험했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큰 낙폭이었다.
국내 전문가들은 폭락 원인으로 '지난 4개월 동안 너무 올랐다'는 점을 지적했다.
4개월 동안 별 조정없이 40%나 뛰어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날의 폭락도 '더 큰 바보이론'이 적용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폭락을 주도한 세력은 외국인이고 시장을 받친 세력은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외국인이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할 때 개인은 7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은 물량을 받아줄 투자자가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
개인들이 이러한 확신을 계속 갖고 있는 한 '더 큰 바보이론'에서 얘기하는 대폭락은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외국인들을 '더 큰 바보'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들은 적어도 투자심리가 아닌 과학적인 분석기법과 나름대로의 원칙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더 큰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증시에서 뛰어내릴 때,그 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된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시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관투자가들이 대폭락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장조정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뉴욕 증시가 지난 주말 연이틀 급락함에 따라 지금 투자자들의 심리는 극도로 불안한 상태다.
하락장세가 '자연스런 조정''건강한 조정'이 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슬기가 필요하다.
그래야 개인투자자만 손해보고,증시를 떠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기관투자가의 역할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건다.
최완수 증권부장 cws7@hankyung.com
당시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원인은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었다.
쉴러 교수가 기업실적이나 경제상황 금리 유가 투자심리 등 좀더 구체적으로 응답해 달라고 하자 전문가들은 대부분 투자심리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 투자자들의 어떤 심리가 뉴욕 증시를 '블랙 먼데이'로 몰고 갔을까.
쉴러 교수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당시의 투자심리를 '더 큰 바보이론'(the greater fool theory)으로 설명했다.
'더 큰 바보이론'은 증시나 원자재 시장이 과도하게 오르는 버블현상을 설명할 때 흔히 사용된다.
나보다 더 바보스런 투자자가 내 주식을 받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한 급등장에서도 투자를 계속하고,받아줄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비로소 주식을 던진다는 단순한 이론이다.
마지막 가장 큰 바보가 투자를 하면 그때 주가는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폭탄 돌리기'와 비슷한 설명 구조다.
코스피지수 2000시대를 맞아 장밋빛 전망에 젖어있던 우리 증시는 지난 27일 한때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폭락을 경험했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큰 낙폭이었다.
국내 전문가들은 폭락 원인으로 '지난 4개월 동안 너무 올랐다'는 점을 지적했다.
4개월 동안 별 조정없이 40%나 뛰어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날의 폭락도 '더 큰 바보이론'이 적용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폭락을 주도한 세력은 외국인이고 시장을 받친 세력은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외국인이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할 때 개인은 7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은 물량을 받아줄 투자자가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
개인들이 이러한 확신을 계속 갖고 있는 한 '더 큰 바보이론'에서 얘기하는 대폭락은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외국인들을 '더 큰 바보'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들은 적어도 투자심리가 아닌 과학적인 분석기법과 나름대로의 원칙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더 큰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증시에서 뛰어내릴 때,그 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된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시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관투자가들이 대폭락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장조정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뉴욕 증시가 지난 주말 연이틀 급락함에 따라 지금 투자자들의 심리는 극도로 불안한 상태다.
하락장세가 '자연스런 조정''건강한 조정'이 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슬기가 필요하다.
그래야 개인투자자만 손해보고,증시를 떠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기관투자가의 역할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건다.
최완수 증권부장 cws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