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홈에버 월드컵몰점과 뉴코아 강남점의 점거 농성이 강제로 해산된 지 9일 만에 이랜드 노조가 뉴코아 강남점을 다시 점거해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랜드 노조원과 민노총 조합원 등 500여명은 29일 쇼핑객으로 위장해 24시간 영업을 하는 뉴코아 강남점 킴스클럽에 미리 들어가 있다가 새벽 2시10분께 일제히 카트로 계산대를 막는 방법으로 매장을 점거했다.

이랜드 노조는 "정부와 사측은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생존권 요구를 공권력을 투입해 막아왔다"며 "이에 끝까지 투쟁하기 위해 뉴코아 강남점을 재검거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매장 점거 이후 전경 4개 중대 400여명을 투입,매장 정문 앞에 버스로 벽을 쌓아 봉쇄에 나섰으며 이날 아침부터는 병력을 35개 중대로 확대했으나 아직 진입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뉴코아 강남점 킴스클럽을 재점거하는 벼랑 끝 전술을 선택함에 따라 이랜드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랜드 측은 "점거 2시간 전에 교섭 제안을 공문으로 받아 안심하고 있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셈"이라며 "도무지 노조의 의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26일 사측이 발송한 교섭제안 공문에 대한 답변을 이날 새벽 공문을 통해 30일 오후 4시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교섭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가 회신을 받기 전에 매장을 재점거함에 따라 점거와 투쟁 중단을 교섭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사측과 30일 회동이 불투명해졌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