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본의 한 회사는 이색적인 광고를 냈다.

"당신의 애완동물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알고 싶지 않으십니까?우리가 발명한 헝겊 패치를 붙여 보십시요.

스트레스의 정도를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이 광고가 나간 후,판매고가 엄청나게 올라 관계자들조차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애완동물의 스트레스까지 한가하게 걱정한다고 할지 모르지만,호주 사람들의 애완동물 사랑은 더욱 각별하다.

최근의 조사를 보면 부모나 배우자 등 가족보다 애완동물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는 응답이 4분의 1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완동물을 위한 전용 스파가 인기를 끄는가 하면,여러 건강식들이 쏟아지고 심리치료사도 등장했다.

중병을 앓는다 해서 예전처럼 안락사를 시키는 경우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치료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팔자 좋은 애완동물의 삶은 갈수록 사치스럽게 변해가는 것 같다.

미 경제주간지 '비지니스 위크'의 최신호는 애완동물들이 고급향수를 뿌리는가 하면,225달러짜리 트렌치코트를 걸치고,430달러짜리 실내변기를 구비하고서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화려함을 넘어 '인격화'되고 있다는 얘기가 실감이 난다.

'펫 케어(Pet Care·애완동물 관리)'지출이 점점 늘어나면서 관련산업들이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업영역도 넓어져 우울증 약 개발,정신과 치료,성형수술,의료보험,장례식까지 다양하다.

애완동물 사진사들이 이리저리 불려 다니고,'베이비시터'처럼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동물들을 맡아주는 '펫시터'도 훌륭한 부업으로 떠올라 있다.

애완동물에 대한 극진한 대접은 웰빙으로 이어져 펫 케어 산업은 앞으로 계속 커 나갈 것 같다.

우리의 생활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진다 해도 정신적으로는 고독감이 더해져 애완동물로 부터 위안을 찾으려 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동물은 좋은 친구들이다.

그들은 질문도 하지 않거니와 비판도 하지 않는다." 시인 T. S.엘리어트의 이 말속에도 그 이유가 들어있는 듯 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