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크리스마스 대(大)세일'이란 말로 낙폭이 큰 지금이 주식을 싸게 살 기회라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일부에서는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했던 유동성이 타격을 입고 있어 조정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낙관론자로 꼽히는 푸르덴셜의 존 프라빈 수석투자전략가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낙관론을 견지했다.

"글로벌 경제가 탄탄한 만큼 증시는 조만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프라빈 박사를 만났다.

-지난주 뉴욕증시를 비롯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서 야기된 신용경색 조짐이 대규모 매도세를 불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심리적인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게 문제다."

-그렇다면 글로벌 증시도 당분간 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얘기인지.

"그렇지 않다.

글로벌 증시는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다.

신용경색 조짐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장됐다는 점을 인식할 것으로 본다.

물론 서브프라임 파문을 야기한 미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주택경기 침체가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생각한다.

경제를 침체상태로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지난 2분기 미 경제성장률이 3.4%(연율 기준)로 나타났듯이 미 경기는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도 여전히 탄탄하다."

-신용경색 조짐이 확대되면 아무래도 글로벌 증시의 상승 동력이었던 유동성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시각이 만만치 않다.

"인정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일부 금융부문에 국한된다.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지 않고 비우량채권을 인수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당분간 지속될 수는 있다.

또 세계 중앙은행들의 긴축조짐도 부담이 된다.

하지만 비금융부문은 여전히 좋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이는 유동성 증가로 이어진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일본 중국 등의 저축률이 높다.

이도 역시 유동성 보강에 도움이 된다.

금융부문의 경색현상도 조만간 풀릴 것으로 본다."

-주가 수준을 어느 정도로 예측하는가.

"그렇다고 단기간에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란 얘기는 물론 아니다.

어느 정도 단기조정은 거칠 전망이다.

그렇지만 폭락세는 조만간 진정되고 일정 기간을 거쳐 다우지수는 14,000선까지,S&P500지수는 1600선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연 5~5.25%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주식이 채권보다 여전히 싸다는 점을 바로 봐야 한다."

-글로벌 증시에 대한 시각도 마찬가지인지.

"물론이다.

단기적으론 변동성이 심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각 기업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탄탄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랠리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이머징 마켓도 거시 여건이 긍정적인 만큼 증시도 추가 상승여력을 갖고 있다.

다만 그동안 주가가 단기 급등해 투자매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과 중앙은행들의 긴축기조가 부담이다.

이런 면에서 어느 정도 단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란 생각이다."

-한국 증시는 어떻게 보나.

"그동안 단기 급등했다.

이는 감독당국과 시장 참가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 조짐이 번지면서 지난 주말 낙폭이 컸다.

글로벌 증시와 마찬가지로 한국 증시도 안정될 것으로 본다.

물론 한국은행의 긴축기조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론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이는 아주 건강한 조정이 될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견조해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는 밝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