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시장에 불안감이 돌면서 기업 인수·합병(M&A)붐을 주도했던 차입매수(LBO) 방식이 매력을 잃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사모펀드인 서버러스는 최근 미국 자동차회사 크라이슬러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매입하기 위해 120억달러 규모의 대출채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사모펀드 KKR도 영국 의약품 유통업체 얼라이언스부츠를 인수하기 위해 대출채권을 발행했으나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외에도 앨리슨 트랜스미션,클리어채널 등이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FT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이 지난 몇 주 동안 팔지 못하고 보유한 채권의 규모는 400억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하며 이는 세계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여파를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붐이 거의 끝났다는 불안감을 낳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예전처럼 차입매수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이 어려워진 까닭이다.

이에 따라 세계 주식시장 호황을 이끌었던 글로벌 M&A의 기세는 점차 꺾이는 추세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금융시장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지는 않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헨리크 아슬락센 도이치뱅크 유럽 M&A 책임자는 "채권시장의 위험도를 재평가하고 있으나 펀더멘털은 거의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유럽의 M&A 시장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모펀드의 역할 비중도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