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지난 주말 장중 100포인트 넘게 추락하는 등 급락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코스피 2000을 돌파하며 신천지에 오른 과정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된 데 이어 조정폭도 아찔한 수준이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맞아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각각이다.

크게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금방 상승추세로 돌아올 것이란 주장이 있는가 하면,4분기에나 본격적인 반등을 얘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낙관론자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를 빌미로 조정이 찾아왔을 뿐 상승장의 근거인 실적 개선과 유동성 확대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꼽고 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2월 서브프라임 부실 우려가 처음으로 부각됐을 당시의 코스피지수 하락률 7%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며 "1850선 근처에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실적과 유동성이 튼튼하기 때문에 조정 기간도 1~2주 내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도 "서브프라임 문제만으로는 신용경색 확대를 불러오지 못한다"며 "하반기에는 1860을 저점으로 2280포인트까지 상승하는 장이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문제의 실체가 파악되고 처리 방향이 정해지기까지 조정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관론자들은 외국인 매도와 미국 경제의 부진에 주목하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상승피로감이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 실적이 예상외로 저조하게 나오는 점이 조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코스피는 1750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도 "단기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조정도 단기간에 걸쳐 비교적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3분기 말에나 상승추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상승추세가 아직 살아 있으며,향후 시장변동성은 커질 것이란 점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조윤남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 수준이 높아졌고 경계심리도 커져 앞으로는 단기 조정시에도 큰 폭의 등락이 나타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 움직임에 연연해하지 말고 중장기 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글로벌 긴축 이슈가 제기되면서 시장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승추세 지속전망은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변함없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한 외국계 증권사 대표는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가 활발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중동 러시아 등의 오일머니까지 가세하고 있어 대세상승 추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한국이 글로벌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증시가 2~3주째 조정을 받으며 120일 주가이동평균선까지 떨어졌고,미국 주가도 60일선이 무너졌지만 아시아 각국은 아직 20일선에서 버티고 있다"며 "중국 프리미엄이 있는 한국 증시의 조정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술적 분석가인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따라 분석하면 이번 조정은 예고된 것으로 나온다"며 "이번 시련을 돌파해 낼 경우 이론적으로 2418포인트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주가가 '상승5파'와 '하락3파'를 끝없이 반복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해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술적 분석틀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