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갑작스러운 낙뢰로 등산객 5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29일 낮 12시쯤 서울 북한산 용혈봉 정상 암벽에 벼락이 떨어져 안모씨(57) 등 등산객 4명이 숨지고 최모씨(45) 등 1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이 사고로 20여명이 바위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부상자는 근처 서울아산병원과 일산명지병원·의정부 시립병원·상계백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상자의 정확한 신원은 현재 파악 중이다.

사고 목격자들은 벼락이 등산객 중 한 명에게 떨어지면서 빗물을 타고 전기가 흘러 주변에 있던 등산객들이 동시에 감전됐다고 말했다.

등산객과 부상자들은 "용혈봉에는 여러 산악회원 등 30∼40여명이 있었는데 갑자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호우가 쏟아졌다"며 "용혈봉 정상과 아래에서 각각 등산객 일부가 감전된 것 같다"고 전했다.

산비둘기 산악회원 신모씨(36)는 "정상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내려 서둘러 내려오는 순간 '지~잉'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고 사고 순간을 기억했다.

이와 관련,경찰과 소방당국은 낙뢰가 바위틈 빗물을 타고 흐르면서 쇠 종류의 소지품을 갖고 있던 등산객들을 중심으로 감전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북한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등산로 출입을 통제하고 산에 남아 있는 등산객들에게는 서둘러 하산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같은 시각 경기도 의정부시 수락산 등산로에도 낙뢰사고가 발생,등산객 임모씨(48·여)가 숨지고 일행 오모씨(64) 등 2명이 다쳐 인근 성모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