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세계최고

완벽 無노조 '相生경영' 이끌어

2005년 5월 준공식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찾은 몽고메리는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거리엔 상점들이 부쩍 늘었고 지난달엔 '섹시한 레스토랑' 후터스(hooters)가 처음 문을 열었다.

현대차 공장 유치 이후 몽고메리는 항구도시 모빌을 제치고 앨라배마주 내 소득 수준 2위로 뛰어올랐다.

몽고메리 공항에서 차로 20분쯤 달려 '현대 블루바드'로 명명된 도로를 타고 들어오면 210만평의 광활한 대지에 자리잡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이 보인다.

이 공장의 자랑거리는 완벽한 품질과 세계 최고의 생산성.양산 초기엔 어려움도 많았지만 첨단 설비와 숙련된 근로자들 덕분에 지금은 공장가동률이 평균 95%에 달한다.

주·야 2교대 작업과 잔업(1~2시간)으로 하루에 1200대 정도 생산한다.

시간당 생산량은 73대.현대차 국내외 공장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라인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지만 품질엔 문제가 없다.

완성된 차량은 1대도 빠짐없이 공장 안에 마련된 2.3마일의 시험장에서 주행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자동차업계에서 처음으로 공장 전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품질 인증을 받았다.

첨단 설비가 많고 자동화율도 높다.

5400t급 스탬핑 프레스가 도어 트렁크 보닛 등을 찍어내면,264대의 로봇이 일사불란하게 팔을 놀려 1900군데를 용접해 차체를 만들어낸다.

차체는 페인트 수조에서 360도로 회전하며 잠기는 최첨단 도장공정을 거친다.

의장라인에서도 운전석 모듈이나 앞뒤 유리,시트 등은 모두 로봇이 장착해 에러가 없다.

얼마 전엔 미국 내 도요타 연구소에서 공장 견학을 요청했을 정도다.

라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표정도 밝다.

일을 시키면 요령을 피우지 않고 완벽하게 해낸다고 한다.

현지 근로자는 3300명.생산직은 대부분 앨라배마주에 사는 주민들이다.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4만7000달러로 다른 공장의 90% 수준.

노조가 없어 임금협상이나 파업 등에 신경을 뺏기지 않는 것도 높은 생산성과 품질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이 곳은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에 있는 직장협의회조차 없는 완벽한 무노조 공장이다.

공장 관계자는 "항구적인 무노조 공장으로 만들기 위해 올해부터 무노조 공장 운영을 주요 경영방침 중 하나로 정했다"며 "매달 한 차례 이상 무작위로 근로자들을 뽑아 불만을 청취하고 한달에 한 번은 법인장이 참석하는 경영설명회를 여는 등 직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작년 6월 현대차 공장에 노조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앨라배마주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공장과 주변 길거리에 전단지를 뿌리는 등 근로자 설득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유병완 이사(경영지원실장)는 "UAW 때문에 미국 빅3가 붕괴됐다는 인식 탓으로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노조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