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인 경민메카트로닉스와 마이크로로봇,미국 로봇업체인 아이로봇 등이 '2세대 청소로봇'으로 평가받는 '진공·물 청소 겸용 로봇'을 잇따라 내놓고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로봇(대표 김경근)이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물걸레를 내장한 청소로봇인 '유봇'을 선보인 데 이어 경민메카트로닉스(대표 장승락)가 물걸레 부착형인 '마미로봇',아이로봇이 새로운 개념의 물청소 로봇인 '스쿠바'를 지난 5월과 6월 각각 시장에 내놓았다.

주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가사 노동인 물걸레질을 대신해 주는 이들 로봇의 등장이 지난해 이후 정체 상태에 빠진 청소로봇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3社3色'구조=이들 로봇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물청소를 한다.

'스쿠바'는 진공흡입 방식으로 먼지를 제거하고 2개의 물분사구를 통해 물을 뿌린 후 브러시(회전 솔)를 이용,바닥을 닦은 다음 더러워진 물을 흡입하고 미풍으로 건조시킨다.

'마미로봇'과 '유봇'은 전통적인 '물걸레'를 사용한다.

마미로봇은 로봇 본체와 함께 제공하는 초극세사 걸레를 물에 적신 후 본체 밑면바닥에 붙여 사용한다.

미세먼지 필터와 진공 흡입으로 먼지를 제거한 바닥을 바로 초극세사 걸레가 다시 닦는 방식이다.

유봇은 물걸레가 카트리지 회전 방식으로 감겨 본체 안에 내장돼 있다.

90초마다 카트리지가 회전해 더러워진 걸레가 들어가고 새로운 걸레가 나와 바닥을 닦는다.

마미로봇을 청소할 때마다 수동으로 걸레를 적셔 부착해야 하고 유봇은 한 달 간격으로 카트리지를 교체해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 될까=이들 로봇의 초기 시장 반응은 괜찮은 편이다.

경민메카트로닉스는 마미로봇 출시 후 두 달(5~6월) 동안 2517대를 판매했고,스쿠바의 국내 판매사인 코스모양행은 6월 초 출시 이후 약 2000대를 팔았다고 각각 밝혔다.

지난해 전체 청소로봇 시장 규모가 3만~5만대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판매량이다.

장승락 대표는 "물걸레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며 "마미로봇 판매만으로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세대 물청소 로봇'들이 2004년 4000대에서 2005년 3만대 수준으로 급성장했으나 지난해 한풀 꺾인 시장 성장세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물청소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진공청소로봇 이상의 시장을 창출하려면 꾸준한 성능 개선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제품력을 인정받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