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업계에 '크로스 오버'(cross-over)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영화 뮤지컬 동화 다큐멘터리 등 다른 영역에서 활용하는 기법을 적극 도입해 광고를 제작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광고 형태와 내용이 다양해지면서 광고를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7 '양들의 도시' 편에는 공상과학(SF)영화에 촬영되는 제작 기법인 애니매트로닉스(animatronics)를 도입했다.

주행의 즐거움을 모르고 사는 대상들을 표현하기 위해 설정한 양들의 무리는 단순히 모델이 양의 탈을 쓰거나 실제 양을 등장시킨 것과는 다른 제작 기법을 활용했다.

양의 탈 안에 별도의 제어장치를 설치,정교한 표정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자동차 광고 제작은 2개월 정도면 끝나지만 이번 광고는 양의 머리를 특수 제작,4개월이나 걸렸다는 후문이다.

'애니콜 3.5세대' 광고는 애인을 손바닥 위에 놓고 대화하는 것처럼 통화할 수 있다는 글로벌 영상통화의 기능을 전달하고 있다.

남자 모델의 손에 인형처럼 축소된 여자친구가 앉아 있는 모습으로 영화 '애들이 줄었어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LG전자의 'X캔버스 LCD' 광고는 뮤지컬과 접목했다.

최근 화려하게 막을 내린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 퀴담'을 활용,제품 이름까지 '퀴담'으로 지었다.

광고도 퀴담의 공연을 소재로 해 한 편의 서커스 뮤지컬을 보는 듯하다.

최근 KT의 IT(정보기술)서포터즈를 소재로 한 기업이미지 광고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렸다.

이처럼 광고기법은 늘 새로워진다.

메시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른 장르를 활용하는 게 최근의 흐름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