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제재여부 곧 결정… 내신갈등 재연 우려


고려대 숙명여대 등 서울 상위권 대학들이 교육인적자원부의 '내신 실질반영비율 30% 이상'지침과 배치되는 2008학년도 정시모집 대입안을 속속 확정하고 있어 대입 내신 반영비율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고려대는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을 17.96% 수준으로 확정한 데다 4등급 이내 수준의 내신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등급 간 점수 차이를 줄이는 방식까지 적용할 방침이다.

숙명여대 역시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을 19.94%까지만 높였다.

서강대도 18~20% 선에서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결정할 방침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다른 대학들도 20% 미만 수준에서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신 실질반영비율 20% 미만 수준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30일 2008학년도 대입 정시의 내신 실질반영비율과 관련해 "학생들의 성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우수한 학생을 뽑을 수 있는 근간을 흔들지 않는 수준에서 최대한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을 높일 수 있는 수준이 17.96%였다"며 "학생들에게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등급별 점수 차이를 어떻게 할지는 추후 결정할 방침"이라며 "상위등급은 등급 간 점수 차이를 적게 가져간다는 게 현재까지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제재에 대해 박 처장은 "교육부가 내신 반영비율을 문제삼아 제재를 한다면 받아야지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박천일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지난해 1.4%였던 내신 반영비율을 19%대로 높인 만큼 교육부에 대한 성의 표시는 충분히 했다고 본다"며 "다만 등급 간 점수 차이를 1·2등급은 2점,2·3등급은 1.5점,3·4등급은 3점 등으로 최소화하고 이후 등급부터는 4~18.5점으로 등급 간 점수차를 넓혀 2~4등급 학생들이 받게 될 불이익을 줄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2등급보다 2·3등급의 점수 차이가 작은 것은 숙명여대 입학생의 70%가 2·3등급에 해당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18~20% 사이에서 실질반영비율이 결정될 것 같다"며 "예년 지원자들의 성적 데이터를 토대로 벌이고 있는 시뮬레이션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인 대입안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가급적 30%를 지켜 달라'고 해 최대한 내신 반영비율을 높인 것인 만큼 제재가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제재 여부 금명간 결정


교육부는 대학들이 발표하고 있는 내신 실질반영비율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김규태 학무과장은 대학들이 교육부의 방침을 잇달아 무시하는 것과 관련해 "교육부의 발톱이 빠졌다.

안타깝다"고 논평했다.

그는 "고려대의 경우도 아직 구체적인 등급 간 점수 차이를 발표하지는 않았다"며 "대입안이 확정돼 교육부로 통보되는 대로 적절성을 따져 제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급학교(대학)의 입시가 하급학교(고교)의 교육을 방해하는 것이 옳지 않아 내신의 반영비율을 높이는 정책이 나왔고 이는 국민적으로 합의가 된 상황"이라며 대학들이 정부의 방침을 따라줄 것을 촉구했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원장은 "다른 주요 대학들이 고려대의 모델을 따라간다고 봤을 때 2008학년도 대입의 당락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될 것"이라며 "내신의 경우 논술보다는 영향력이 크겠지만 수능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송형석/이태훈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