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300억달러를 넘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상반기 중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8.5%나 늘었지만 수출은 오히려 줄면서 무역적자가 150억달러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100엔당 700원대 중반까지 떨어진 원·엔 환율이 회복되지 않는 한 현 상황의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 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또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2년째 줄어들고 미국과의 교역에서도 무역흑자가 축소되고 있다.

전체 수출과 무역흑자에서는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3대 교역국과의 무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일 무역적자 사상 최대 전망

30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일본에 대한 수입은 277억1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증가한 반면 수출은 128억3700만달러로 1.0% 줄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대일 무역적자는 148억76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8.2% 늘어났다.

특히 올 상반기 전체적으로 두 자릿수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이 줄어든 곳은 일본과 홍콩 두 곳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대일 무역적자는 300억달러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적자 폭 253억31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엔저(低)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대일 적자가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단기 차관 유입을 차단하는 등 정부가 효과적인 환율 안정 정책을 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상반기 중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을 분석해보면 소비재 원자재 자본재 모두가 증가했다.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는 2000년 113억6200만달러→2001년 101억2700만달러→2002년 147억1300만달러→2003년 190억3700만달러→2004년 244억4300만달러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05년에는 243억7600만달러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중 무역흑자 20% 감소

올해 상반기 중국에 대한 수출은 379억57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6.6%,수입은 299억2300만달러로 33.6% 각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의 수출국일 뿐 아니라 최대의 수입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러나 수입 증가율이 수출의 2배에 달하면서 상반기 대중 무역흑자는 지난해 동기보다 20.8% 감소한 80억3300만달러에 그쳤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대중 무역흑자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줄어들게 된다.

대중 무역흑자는 2000년 56억6000만달러에서 2001년 48억9000만달러로 떨어진 이후 2002년 63억5000만달러,2003년 132억달러,2004년 201억8000만달러,2005년 232억7000만달러 등 4년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해 209억6700만달러로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중 무역흑자의 축소는 중국이 철강과 석유화학 등 기초소재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수입 수요가 줄어들었고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국내 기업이 국내로 역수출을 하면서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미 수입 두 자릿수 증가

상반기 미국에 대한 수출은 230억9600만달러로 9.4% 늘어났고 수입은 184억71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2.8% 증가했다.

수입은 두 자릿수로 늘어나고 수출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쳐 무역흑자는 46억25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3% 감소했다.

올해 미국에 대한 수출은 증가율이 4%대였던 지난해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수입이 급격한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무역흑자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될 경우 전체적으로 무역이 늘면서 우리의 무역흑자는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