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이상 30% '무증상 뇌경색'

운동ㆍ약물요법으로 예방해야

혈관 나이는 신체 나이와 꼭 비례하지 않는다.

혈관 관리를 잘 해왔다면 70세라도 혈관 나이는 30∼40대일 수 있고 반대로 혈관 건강이 나쁘면 30대 청년이라도 혈관은 60대의 나이를 먹을 수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고열량의 기름진 식사를 하고 운동이 부족한 최근의 생활 패턴 때문에 뇌경색 환자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뇌는 사람이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이고 보고 느끼는 모든 기능을 조절하는 센터다.

뇌세포는 혈액 공급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즉시 기능 장애가 오고 점차 괴사가 진행되면 영구적인 기능 마비 상태가 돼 버린다.

이런 특성 때문에 뇌졸중은 일단 발병하면 빠른 시간 내에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치료의 성패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성 뇌경색은 발병 후 늦어도 3시간 안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혈전용해 치료 등을 통해 극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BEST(Brain salvage through Emergent Stroke Therapy) 프로그램으로 내원 후 1시간 이내에 모든 치료를 마칠 수 있는 국제적인 신속대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뇌졸중이 의심되는 순간부터 'BEST'라는 표식이 컴퓨터 화면과 환자의 옷과 침상 등에 붙고 간호팀 검사팀 시술팀이 동시다발적으로 치료 준비에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100명의 급성 뇌경색 환자 중 20명 정도만 발병 후 3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고 이 중 2∼3명만 혈전용해 치료가 가능한 시간 안에 찾아와 기사회생하고 있다.

설령 혈전용해 치료를 받지 못하더라도 병원에 일찍 도착해야 급성기 동안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조기 재활 및 합병증 예방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사망과 후유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뇌졸중은 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근경색 협심증 혈전색전증 동맥경화 등 뇌졸중을 유발하는 질환을 치료하고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

특히 50세 이상 건강한 성인의 약 30%는 고혈압 등으로 뇌의 미세혈관이 조금씩 막혀 있으나 이렇다 할 증상이 없는 '무증상 뇌경색'으로 의심되고 있다.

이에 해당하면 뇌졸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건강한 보통사람보다 10배가량 높다.

따라서 평소 고혈압 고지혈증을 보이거나,호흡이 가쁘거나,단순한 건망증이 아닌 기억력 판단력 사고력 등의 점진적 저하로 판단되면 식사·운동·약물요법으로 예방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뇌졸중 환자의 20∼40%는 전조 증상으로 갑작스럽게 △한 쪽 팔다리의 마비 △얼굴 손 등의 감각 둔화 △언어장애 △빙빙 도는 어지러운 느낌 △시야장애나 복시(複視) 등의 현상을 보인다.

증상은 대개 30분 안에 사라져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람은 1년 내에 뇌졸중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허지회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