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두 편의 1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 일정이 동시에 연기됐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아이온' 공개 시점을 10월 말께로,한빛소프트는 '헬게이트:런던' 1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원래 두 게임은 7월 말께 선보일 예정이었다.

아이온은 '리니지' 시리즈로 유명한 엔씨소프트가 4년 만에 직접 개발한 MMORPG다.

엔씨소프트가 게임 공개 일정을 갑자기 바꾼 것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온의 핵심인 전투 시스템을 1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 때 선보이자는 내부 합의를 거쳐 김택진 대표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헬게이트:런던은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게임 개발자 빌 로퍼가 개발한 게임으로 한빛소프트가 아시아 지역 판권을 가지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이 게임에 거의 '올인'하고 있다.

빌 로퍼는 "약속한 날짜를 맞추는 것도 좋지만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게임은 대부분 두 차례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거쳐 공개 시범 서비스,상용 서비스의 수순을 밟는다.

특히 1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는 애써 개발한 게임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첫 단계다.

이 기간에는 1000여명의 지원자들이 게임을 이용해보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회사는 이를 수용해 미비점을 보완한다.

엔씨소프트와 한빛소프트가 1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 일정을 연기한 것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알려졌다.

개발 도중에 고객 의견을 수렴해 수정하는 단계이긴 하나 시범 서비스 참가자들이 게임의 완성도가 90% 이상이어야 만족하기 때문이라는 것.무리하게 날짜를 맞추기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1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 기간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드러나면 게이머들 사이에 금세 소문이 퍼지고 자칫 게임의 생명이 끝나 버린다"고 말했다.

아이온과 헬게이트:런던 공개가 연기됨에 따라 게임 시장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일부 업체는 두 게임을 피해 잡아둔 신작 공개 일정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