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은행인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디 루이스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는 31일 "수년 내에 한국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BOA 서울지점의 지점 수를 늘리거나 외환은행과 우리금융 등 국내 은행의 인수합병(M&A)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루이스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중 일본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일본 진출 이후 한국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회장은 "유럽처럼 신용카드가 성숙한 시장에 진출해서도 1위로 올라섰다"며 "어느 지역에 가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사업을 하지 않는 게 BOA의 전략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한국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벌이기 위해 별도로 지점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융상품을 통해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영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용카드 사업을 위해 한국 금융사와 제휴할 가능성은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일본 진출 이후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관련,"한국에 반외자 정서는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며 "40년 동안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루이스 회장은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동결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에선 올 4분기 금리 인상을 전망하지만 금리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는 내년 중반까지 연착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는 최근 더뱅커지 선정 세계 1000대 은행 순위(기본자본 기준)에서 1위를 차지한 글로벌 은행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