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공동화 가속화...상반기 해외투자 103억弗ㆍ외국인 한국투자 33억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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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중 기업과 개인의 해외직접투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내 자본이 외국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 공장 건설 등 제조업 투자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 투자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정부가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해외 부동산 매입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한국 직접투자(FDI)는 계속해서 줄고 있어 투자 부문에서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상반기 국내 기업과 개인의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신고기준으로 103억달러로 집계됐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1억5000만달러에 비해 44% 늘어난 것이다.
특히 2분기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64억달러,증가율은 92.6%에 이르렀다.
◆제조업 해외 선호… 공동화 우려
해외직접투자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여전히 가장 많았다.
상반기 중 투자액은 43억9000만달러로 전체 해외직접투자 중 42.7%에 이르렀다.
이 같은 제조업의 비중은 2005년 52.2%에서 지난해 41.4%로 낮아졌다가 올 들어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올 상반기 중 제조업 해외투자의 증가율도 전체 평균 44%보다 높은 54.5%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국내 제조업 투자 1순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상반기 중 하이닉스반도체가 8억5000만달러를 중국에 쏟아붓는 등 전체에서 중국의 비중이 58%에 달했다.
이어 미국(7.9%) 베트남(5.6%) 인도(4.1%) 등의 순이었다.
하반기에도 제조업체의 '탈(脫)한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해외투자를 고려 중인 업체가 21.4%에 달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 급증
외국 부동산 투자는 2004년과 2005년 각각 2억4000만달러와 3억달러에 머무는 등 해외직접투자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억1000만달러로 제조업 광업 서비스업에 이어 4위로 올라섰으며 올 들어선 광업과 서비스업을 제치고 2위에 랭크됐다.
상반기 중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1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보다 많았으며 증가율도 76.3%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2월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투자 목적의 해외 부동산 매입한도가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높아진 데다 3월부터 해외직접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심사가 생략되는 등 규제가 대폭 완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내 부동산시장은 각종 재건축 규제강화,세부담 강화,분양가 상한제 등에 따라 침체국면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해외로 돈을 빠져나가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요 부동산 투자 대상국은 중국(비중 14.9%) 캄보디아(11.5%) 카자흐스탄(11.0%) 우즈베키스탄(9.9%) 등이었다.
해외 부동산 투자액 중 73.6%는 중소기업이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자산운용회사 사모펀드를 통한 해외 부동산 투자가 이 항목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외국인 한국 투자는 감소일로
외국인의 한국 직접투자는 상반기 중 33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6%나 감소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2004년 127억9000만달러로 피크를 이룬 이후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5년과 2006년 2년 연거푸 줄어들었으며 올해도 상반기 추세가 하반기에 이어진다면 7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외국인 직접투자액에서 내국인 해외직접투자액을 뺀 금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올해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져 15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일자리 감소→수입 감소→소비여력 감퇴→성장률 둔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를 독려하는 동시에 외국 자본의 국내 유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투자기업에 5년간 법인세 100% 감면,2년간 추가 50% 감면의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