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이후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화합은 가능할까.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결정짓는 전당대회(8월20일)가 1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안팎에서 경선 이후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두 후보가 '경선결과 승복'을 선언했음에도 불구 당 안팎에선 "상처가 워낙 커 어느 쪽이 이기든 진 쪽을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007 대선 전망' 토론회에서 서울대 박효종 교수는 "한나라당의 경선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며 분열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보간 고소·고발과 과열된 검증공방으로 얼룩진 경선이 쉽게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先-경선 승복, 後-상대캠프 인사 중용"

이 후보 측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31일 '거친 검증공방 탓에 경선 후 캠프간 화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두 후보가 국민과 당원 앞에 여러번 '경선 승복과 협력'을 약속했다.

국민의 눈 때문에라도 상대 캠프 인사를 중용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공천 살생부'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상대 후보의 경선 승복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상대 후보의 확실한 경선 승복이 있고 난 후에야 상대 캠프 인사를 당의 대선기획단 등에 기용,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캠프 측 핵심 관계자는 "경선 이후에 저 쪽(박 캠프)에서 제기한 법적 고소·고발 건이 여전히 앙금으로 남을 것"이라며 "깨끗히 승복하다면 어느 정도 절충이 가능하겠지만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다시한번 두 진영간 장외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립지대 의원들, 중심축 삼을 것"

박 캠프 측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경선 이후 당 화합 방안'에 대해 "박 후보가 승리하면 중립지대에서 당을 튼튼하게 지켜 온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화합과 통합의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 캠프 인사의 중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경선을 앞두고 현재 부동표로 분류된 중립지대 의원(중심모임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박 캠프 측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경선 이후를 미리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은 검찰 수사를 통해 별도로 처리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앙금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선거 자체가 상대 후보의 약점을 들춰내며 치고받는 것인 만큼 경선 후유증이 실제 본선(대선)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두 후보간 앙금은 이미 선을 넘어섰고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당 내부에선 내년 총선에 대한 공천 여부,후보 검증 공방으로 빚어진 양 캠프간 갈등 등이 화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