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ㆍ일본 업체와 제휴 넓혀…원료ㆍ기술 확보

"앞으로 2∼3년 안에 글로벌 최고 수준의 철강 회사로 성장하겠다."

김영철 동국제강 사장은 요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자신감을 대내외에 내비치고 있다.

김 사장의 자신감은 최근 들어 어느 기업보다 두드러지고 있는 동국제강의 공격 투자에서 비롯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밖으로는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를 통해 차별화·고급화에 힘쓰는 한편 국내외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든든한 '파트너'를 만들고 있다.

안으로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당진 후판 공장과 브라질 제철 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철강 벨트'를 구축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쇳물과 후판의 원료인 슬래브를 조달하고,당진에서 최고급 후판을 만들어 한국-브라질을 잇는 독창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총 1조원을 투자해 건설되는 동국제강의 글로벌 철강 벨트는 2010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벨트 구축이 완료되면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후판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브라질 제철공장은 자원이 풍부한 브라질에서 쇳물과 철강 반제품을 만들겠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전 세계 경쟁사들이 '동국제강에 선수를 빼앗겼다'며 무릎을 치고 있다.

동국제강은 특히 사업의 고도화와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제휴를 확대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뢰와 상생의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동국제강의 전통과 경영원칙에 따른 것.

동국제강은 브라질 투자를 위해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CVRD사,세계적 엔지니어링 기업인 이탈리아 다니엘리사와 각각 합작했다.

원료와 엔지니어링 기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 셈이다.

당진 후판 공장 건설을 위해서는 세계 3대 철강사인 일본의 JFE스틸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했다.

양사는 지분을 교차 보유하고,상호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통해 철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포스코 측과도 제휴를 공고히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의 연이은 전략적 제휴 확대는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인 세계 철강산업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상생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국제강은 대규모 투자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회사 내부적으로 두 가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첫번째는 혁신.동국제강은 혁신을 기업체질로 정착시키는데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본격 가동한 '상시 경영혁신 체제'가 그것.경영혁신을 통해서 모든 제품의 납기를 현재보다 절반으로 줄이고,모든 시스템을 고객 지향형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대단위 주문 생산을 기본으로 하는 철강회사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도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동국제강은 이와 동시에 미래 전략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후판은 일본 JFE스틸과 협력해 후판 TMCP(온라인 가속 열처리 정밀제어 압연 후판)를 개발하고 있다.

대형화되는 선박과 강구조물에 적합한 차세대 후판이다.

이에 앞서 대구경 고장력 철근과 H형강 신제품을 개발해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은 미래 전략제품을 확보하고,끊임없는 경영혁신으로 고객 지향형 시스템을 구축해 대규모 투자가 완료됐을 때는 글로벌 톱 수준의 철강사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가겠다는 계획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