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800만t 규모 2011년 완공…기술硏 설립도 박차

1953년 설립된 현대제철은 외환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한 철강전문 기업이다. 당시 진행된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적극 참여해 2000년 강원산업(현 현대제철 포항공장)을 합병했고 2004년 10월에는 부도 이후 7년여를 표류해온 한보철강(현 현대제철 당진공장)을 인수,완전 정상화시킴으로써 철강 산업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속적인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전기로 제강업체 가운데 제품 구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대제철은 당진공장 인수로 생산제품에 열연강판을 추가,더욱 안정적인 제품 구성을 갖추게 됐다.

현대제철은 업계도 놀랄 정도로 조기에 정상화시킨 당진공장을 활용,일관제철소를 건립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제선공정을 갖춘 명실상부한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2006년 10월 당진에서 첫 삽을 떴다. 2011년까지 연산 8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는다는 계획.이렇게 되면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능력은 1850만t 규모로 늘어나 세계 10위권의 철강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2012년에는 매출액이 9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현대제철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 사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막대하다. 일관제철소 완공에 따른 직접 고용효과는 4500명 수준,제철소 건설과 운영에 따른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도 각각 9만3000여명과 7만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제철소 건설기간에 일관제철소와 관련된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는 13조원,이후 제철소 운영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도 연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해외 철강업체에 의존해 온 열연강판 등 고급 철강재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원활한 수급을 통한 국내 수요산업의 경쟁력 배가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관제철소가 정상조업에 들어가면 고품질의 강판 생산을 통해 조선,기계,가전,자동차 등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당진공장의 고로 1,2기를 완공한 후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조성되면 현대제철은 400만t 규모의 고로 1기를 추가로 도입,연산 1200만t 체제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제철의 전체 조강생산 능력은 2250만t으로 늘어나 세계 6위의 철강업체로 급부상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하드웨어인 일관제철소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연구개발(R&D)을 통해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2월 기술연구소인 '현대제철연구소'를 설립하고 일관제철소 완공 이전부터 고급강판 제조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조선,기계,자동차 등 수요업계에서 핵심 부품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철강제품들이 대부분 일본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철강재의 안정적 조달과 기능이 향상된 신강종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연구소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차원에서 석·박사급 연구진 400여명을 유치해 조강생산과 열연강판 제조분야는 현대제철이,냉연강판 제조분야는 현대하이스코가,완성차 개발분야는 현대·기아차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프로세스 단계별 연구개발'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조업체와 수요업체 3사의 연구원들이 한 건물에서 호흡을 같이 하기 때문에 전 세계 일관제철소 사상 초유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