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들은 환영

학교별 로스쿨 입학 정원을 150명 이하로 하되 로스쿨마다 입학 정원을 차등 배분하겠다는 로스쿨법 시행령이 입법예고되자 서울 소재 대학들과 지방 대학들 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서울대 연세대 등의 법과대학장들은 150명의 학생으로는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수 없다고 반발했다. 호문혁 서울대 학장은 "정부가 학교당 정원을 최대 150명으로 못박은 것은 각 학교의 여건을 무시한 처사"라며 "그정도 인원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가 어려워 교수 선발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 학장은 "종합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교육부에 인원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복기 연세대 학장은 "규모가 있는 대학은 그때 그때 시장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정원을 확대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면서 "로스쿨 총 정원 역시 학계에서 주장한 3000~4000명보다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성균관대 학장 역시 "학교별 정원을 150명으로 제한했다는 것은 곧 '총 정원을 많이 책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 등을 통해 교육부에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방대 법과대학장들은 "서울 소재 대학들에 많은 인원을 뺏기지 않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양동석 조선대 학장은 "서울대 고려대 등에서 로스쿨 지원자들을 300명씩 데려간다면 지방대에까지 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최대 인원을 150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지방대에도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김욱 서남대 학장은 "지방대라도 로스쿨을 준비하기 위해선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르는 돈이 든다"면서 "리스크가 큰 사업을 벌여놓고 학생들이 안올 경우 곤경에 처할 수 있는데 그럴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자신감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