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여름휴가가 절정을 이루는 8월로 접어들면서 영화계에도 박빙의 승부수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개봉한 '화려한휴가' 그리고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디워'.

5.18을 소재로 한 대작영화 '화려한 휴가'는 2일 개봉 8일만에 관객 200만을 돌파했다.

2일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개봉한 '화려한 휴가'는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8일째인 1일까지 215만여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랑하는 사람들…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역사의 광풍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총을 들었던, 그러나 열흘 만에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화려한 휴가'는 광주시민은 물론 모든 이들의 가슴에 진한 눈물을 뿌려준다.

김지훈 감독이 말하는 '화려한 휴가'는 반어적이고 아이러니한 제목이다. 5.18 당시 공수부대 광주 진입 작전명이 바로 '화려한 휴가'.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는 그에 더해 보다 중어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소시민들이 모여 시민군이 되고, 시민들의 감정이 일치해 사랑을 느끼게 되는 순간, 아마 가장 행복하고 소풍가는 순간 같은 기분일 것이라 보는 것. 시민군이 마지막에 도청에 남은 그 순간이 바로 그들이 '화려한 휴가'를 떠나는 기분이 들 것이다.

공수부대가 이미 도청을 둘러싸고 있고,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서로 무전기를 통해 이름을 밝히고 마지막 말을 남기는 광주 시민들.

'화려한 휴가'는 이런 반어적인 의미로, 관객들이 제목을 통해 영화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김지훈 감독은 바람을 내비쳤다.

그리고 심형래 감독이 디워.

개봉전부터 영화 '화려한 휴가'와 마찬가지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영화.

LA다운타운에 9.11이후 처음으로 걸프전에 사용된 실제 탱크, 장갑차, 짚차 동원되었던 영화.

"세상에 정해진 룰은 없다. 역사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티라노의 발톱, 공룡쭈쭈와 영구 등으로 어린애들 코묻은 돈이나 떼먹는다는 말을 듣던 심형래 감독은 '디-워'로 전세계인에게 즐거움을 주는 SF영화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그는 1일 저녁 무릎팍도사에 출연 "용가리가 칸에간게 왜 한국인들을 망신시켰나. 칸에 간 용가리가 오줌을 싼것도 아니고 스파게티 먹고 도망간 것도 아닌데‥" 그만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하지만 이제껏 참고 견뎌왔던 숱한 고뇌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뼈있는 말들이기도 하다.

심형래 감독의 오랜 고민과 노력의 결실은 예상 디워 관객수에서 그 성공여부를 보여주고 있다.

맥스무비 집계 예매 순위에서 2007년 한국영화 최고 예매점유율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

2일 오전 9시 집계된 결과에 따르면 예매점유율은 65.32%를 기록해 '화려한 휴가'가 지난 주 기록했던 2007년 한국영화 최고 예매점유율 54.59%를 갱신했다.

개봉 8일만에 200만 돌파를 이룩해낸 '화려한 휴가'. 한국영화 최고 예매점유율 기록을 세우고 있는 '디-워'

모처럼 흥행신화를 뜨겁에 달구고 있는 '화려한 휴가'와 '디-워'. 이 영화들로 인해 우리나라 영화계의 불씨가 활활 타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