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지퍼업체인 모인지퍼가 독자 기술로 개발해 국제 특허를 받은 '컬러 지퍼'에 대해 아디다스 등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이 회사 강영철 대표는 8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전부문 컬러 지퍼 2종에 대한 양산체제를 갖추고 올해 초 처음으로 한국 아디다스에 제품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아디다스는 올 봄시즌을 겨냥해 내놓은 여성용 트레이닝에 이 지퍼를 적용한 결과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강 대표는 소개했다. 모인지퍼는 아디다스와 추가적인 지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컬러 지퍼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낸 국내의 휠라 아식스 베테통 등에도 샘플을 제공한 상태다.

이 회사가 선보인 제품은 지퍼의 이빨(티스)을 다양한 색상으로 만든 멀티컬러 지퍼와 짙은색에서 옅은색으로 퍼지는 기법을 쓴 그라데이션 컬러 지퍼 등 두 가지다.

회사는 이 제품 개발을 위해 20cm 크기의 금형틀에 1cm 간격으로 일정한 공간을 만들었다. 이 틀에 전자제어장치를 이용해 고강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아세탈수지와 다양한 컬러를 섞어 만든 염료를 주입해 제품의 양산에 성공했다. 회사는 이 기술 개발과 관련,8건의 국내 특허를 획득했고 미국 일본 대만 등에 국제특허 5건을 출원해 등록시켰다.

강 대표는 "컬러 지퍼의 경우 20cm를 기본 간격으로 1cm 단위로 각각 다른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며 "이를 적용하는 의류나 가방 메이커들이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컬러 지퍼는 티스 자체를 색상 수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세탁을 하거나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더라도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지퍼 이빨의 앞쪽 부분에 코팅이나 염색하는 방식으로 후가공 처리한 기존 제품과는 크게 차별화된 것이다. 이 때문에 컬러 지퍼는 일반 플라스틱 지퍼에 비해 가격이 약 두 배 수준(60cm 기준 1000원)에 이를 만큼 고부가가치를 실현했다고 강 대표는 강조했다.

김모수 영업담당 이사는 "이 제품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들 유명 스포츠용품 업체 뿐 아니라 국내외 여러 곳에서 문의해 오고 있다"며 "세계 지퍼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YKK와 물량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업체들 사이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