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늘 고객에게 묻는다.

"당신은 뭘 원하십니까?"

세계 주요 기업들이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고객참여형 온라인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프랑스 소프트웨어 업체 '다소 시스템(Dassault System)'이 최근 내놓은 '3dswym'.이 소프트웨어는 고객들이 제품의 디자인 과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맘껏 반영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그래서 프로그램 이름도 '당신이 원하는 것을 3차원으로 볼 수 있다(3 Dimension See What You Mean)'라는 문장 속 단어의 첫 글자만을 따서 '3dswym'이라고 지었다.

'3dswym'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뉘어 있다.

우선 고객이 이 프로그램에 접속하면 '랩(lab)'이라고 불리는 화면과 마주하게 된다.

여기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신제품의 3차원 이미지가 가득하다.

고객들은 여러가지 색깔과 크기로 제품을 바꿔본다.

마음에 드는 형태가 나올 때까지.

두 번째로 넘어가면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등 상품이 실제 판매되는 장소와 똑같은 이미지가 화면을 채운다.

이곳엔 고객이 직접 디자인한 신제품이 진열돼 있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고객은 이리저리 제품의 모양을 수정한다.

세 번째 화면은 고객의 사무실과 집에 신제품이 놓여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고객이 마지막으로 제품을 다듬는 장소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된다.

고객들이 어떤 색깔을 좋아하고,어떤 형태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큰 힘 들이지 않고 축적하게 되는 것이다.

다소시스템 관계자는 "'3dswym'과 같은 고객참여형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할 경우 마케팅 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자신이 직접 디지인한 제품에 대해 고객들은 남다른 애착을 갖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해 수집된 고객의 목소리를 제품에 즉각 반영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탈리아 자동차 메이커인 피아트가 최근 '승용차의 아이팟'이라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선 신차 '친퀘첸토(Cinquecento)'는 온라인 고객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도 자사 홈페이지에 고객이 직접 신발을 디자인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P&G 대변인 덕 셸턴은 "고객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디자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프로그램을 꾸미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