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0% 증가한 309억3000만달러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히면서 환율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이유로 세 가지를 내세웠다.

글로벌 경제 호황, 개도국 수출비중 확대,주력기업 경쟁력 향상 등이 그것이다.

이 요인들 때문에 수출이 18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무역수지도 52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건 물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표면적 인과요인에만 주목할 경우 잠재된 위험요인들을 간과(看過)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따지고 보면 수출호조의 3대요인 자체에 위험요인도 내포되어 있다.

글로벌 경제 호황이 수출에 큰 힘이 되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얽히고설킨 세계경제의 특성상 특정국가에서의 불안이 언제든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과잉유동성 상황에서는 특정 부문의 금융위기가 연쇄적 반응을 몰고 올 수 있고, 이는 실물경제에도 그대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특히 미국이나 중국 경제의 향배는 여전히 우리가 주시해야 할 대상이다.

개도국에 대한 수출비중 증가를 근거로 우리가 수출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고 판단하는 것도 성급한 측면이 없지 않다.

개도국 수출비중이 지난해 63%를 기록, 선진국 수출비중을 앞질렀다고는 하지만 이는 미·일 등 시장에서 경쟁국들에 밀리고 있다는 애기다. 그런 점에서 올해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고, 미국시장 점유율이 둔화되고 있는 것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게다가 개도국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둔화(鈍化)되고 있는 것도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주력기업의 경쟁력 향상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달리 가격경쟁력을 넘어 기술경쟁력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수출이 일부 대기업 중심, 일부 업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무시해선 안된다.

또 수많은 중소수출기업들은 원고(高) 바람에 수출을 접고 있다.

수출저변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위험요인이 아닐 수없다.

게다가 지금 우리는 차세대 수출 성장동력을 찾아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도 망각해선 안된다.

수출의 양적 증가에 자만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