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급락하자 부분적으로 차익을 실현한 뒤 시장을 관망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으로 촉발된 신용경색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질 경우 주식시장 조정기가 다소 길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 경우 주식 매각 대금을 어떻게 운용하는 게 현명한 방법일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은 뒤,언제라도 다시 주식에 투자할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라면 주식 매각 대금을 입출금이 자유롭고 연 4%대의 금리를 주는 증권사 CMA(자산관리계좌)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HSBC은행의 다이렉트 뱅킹 계좌도 입출금이 자유로운 데다 이달 말까지 가입하면 5000만원까진 연 5%(5000만원 초과분은 연 4%)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식 투자를 한 달 이상 쉬어 가거나 주식에서 뺀 돈으로 몇 달 뒤 정해진 날짜에 아파트 잔금 등을 지불해야 할 경우엔 단기 고금리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1개월짜리 정기예금은 최고 연 4.7%,3개월짜리는 5.1%,6개월짜리는 5.4%의 확정 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저축은행도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1인당 원리금 5000만원까지 예금 보호를 받는다.

환매조건부채권(RP)도 단기로 자금을 굴리기에 적합한 고금리 상품이다.

RP는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국공채 특수채 등 채권을 고객에게 팔면서 약속한 만기에 확정 금리를 더해 되사겠다는 조건을 붙인 채권이다.

최근 RP수익률은 연 5.6%로 저축은행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만약 한 달 뒤에 쓸 자금이라면 한 달이 되는 특정일을 만기로 지정하면 필요한 날 돈을 찾아 쓸 수 있다.

은행의 특정금전신탁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정금전신탁은 은행 직원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투자 목적과 투자 기간을 고려해 운용자산까지 직접 골라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로 우량기업의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상품이 많은데 연 5%대의 수익률이 적용된다.

신탁상품인 만큼 원금이 보장되진 않지만 투자 대상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면 당초 제시된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주식시장에서 뺀 여윳돈은 묻어둘 기간을 따져 적합한 상품을 골라야 한 푼의 이자라도 더 챙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