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공개(IPO) 제도가 바뀌면서 해외 기관투자가의 공모주 수요 예측 참여가 가능해졌지만 실제 수요 예측에 나서는 외국계 투자가의 비율은 아직까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국내 증시에 대한 정보가 해외 기관에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이 주 원인이라며 외국인을 상대로 좀 더 적극적인 IPO 전략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시행된 새로운 공모주 청약제도의 적용을 받은 IPO 기업은 이날 현재까지 총 8개(유가증권시장 1개,코스닥시장 7개)다.

이 가운데 외국계 투자자가 수요 예측에 참가한 기업은 삼성카드(유가증권시장)와 컴투스 바로비젼 아로마소프트 3NOD디지털그룹 등 5곳으로,전체 IPO 기업의 63% 선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참여한 IPO 기업들의 경우도 올해 공모주 가운데 최대어로 꼽혔던 삼성카드를 제외하고는 외국인들의 수요 예측 참여가 매우 저조한 편이었다.

7월16일 하루 청약을 실시했던 아로마소프트의 경우 수요 예측 결과 33만주만이 해외 기관투자가의 신청 물량이었다.

전체 청약물량 1억453만주의 0.3%에 불과한 수치다.

주간사를 맡았던 교보증권 관계자는 "외국인이 실제 배정받은 물량은 33만주 중 23만주에 이르러 허수 주문 비율은 낮았다"며 "코스닥 기업의 경우 삼성카드와 같이 시장에 널리 알려진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에 첫 상장하는 해외 기업인 중국 3NOD디지털그룹도 외국계 투자자의 수요 예측 참가 비율이 0.8%에 그쳤다.

3NOD디지털그룹은 수요 예측 결과 기관배정 물량인 960만주에 대해 2억3660만주의 청약이 몰렸지만 이 중 해외 기관의 신청 물량은 180만주뿐이었다.

상장 주간사를 맡은 신영증권 관계자는 "국내 IPO가 워낙 시일이 걸리다 보니 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상장 후 공격적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공동 주간사를 맡았던 삼성카드는 지난 6월 수요예측 당시 기관 배정물량 720만주에 대해 2억5000여만주의 청약이 몰려 대조를 이뤘다.

이 가운데 80%인 약 2억주가 해외 기관의 신청 물량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가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증권사 IPO 영업이 국내 중심의 사고방식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증권사와 외국인 기관투자자 간 네트워크 형성이 향후 IPO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