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에서 현행 수입 위생조건상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SRM)에 해당하는 소 척추뼈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 검역을 전면 중단했다.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수입된 1176상자(18.7t)의 미국산 쇠고기를 검역한 결과 한 상자에서 소 척추뼈가 발견됐다"며 "1일부터 모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검역 작업이 진행 중이거나 대기 중인 모든 미국산 쇠고기는 더 이상 국내 시장으로 들어올 수 없게 됐다.

현재 검역 과정에 있거나 대기 중인 미국산 쇠고기는 56건 855t이다.

그러나 검역 과정을 이미 통과한 미국산 쇠고기는 정상적으로 시중에서 유통된다.

농림부는 수입이 금지된 척추뼈 등이 한국으로 들어온 원인에 대한 미국 측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수입 위생조건 개정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추석 전에는 수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던 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의 수입 시기도 미뤄질 공산이 커졌다.

검역 중단 조치는 '수입된 쇠고기를 모두 반송·폐기하는 수입 중단'과는 달리 검역 등 통관 절차를 중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역창고 또는 부두 등에 보관된 미국산 쇠고기는 추가 조치가 나올 때까지 그 상태 그대로 머물게 된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원인이 규명되기 전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검역을 중단한 것"이라며 "전문가 검토와 미국 측 설명을 듣고 난 뒤 다음 단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