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 사는 교민 박민성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같다.

주택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13년 전 유학왔다 눌러앉은 박씨는 5년 전 조그마한 집을 장만했다.

집값은 40만달러가량.이후 주택경기가 활황을 보이면서 집값은 거의 70만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끝나던 작년 7월 박씨는 새로운 결단을 내렸다.

집을 새로 지어 팔기로 한 것.1년이 지난 지금 집은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박씨의 걱정은 집이 쉽게 팔리지 않을 것 같다는 데 있다.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당초 생각했던 100만달러로는 매기가 없다는 설명이다.

만일 집이 팔리지 않으면 박씨는 엄청난 모기지를 부담해야 한다.

세를 줄 수도 있지만 세금은커녕 모기지를 갚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박씨같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

집이 팔리지 않아서다.

대부분 변동금리인 모기지의 금리마저 올라 부담이 만만치 않다.

더욱이 모기지 회사들의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져 대출을 연장하기도 힘들다.

한인들이 선호하는 뉴욕이나 LA 등 일부 지역의 주택경기는 여전히 호황이라고 하지만 순전히 남의 얘기다.

미 주택경기 침체의 현주소다.

비싼 금리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빌렸던 사람은 이미 나가떨어졌다.

이보다 신용도가 높아 1~2%포인트 싼 '알트에이' 모기지를 빌린 사람들도 서서히 한계상황에 부딪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서브프라임 모기지회사가 집단적으로 부실화된 데 이어 알트에이 모기지회사들도 압박을 받고 있다.

은행이나 투자자로선 모기지회사라면 앞뒤 없이 돈 빌려주기를 꺼릴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그대로 주가에 투영되고 있다.

다우지수는 14,000을 돌파한 지난달 19일 이후 하루 올랐다 하루 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 중이다.

그만큼 불안하다는 얘기다.

물론 글로벌 경제가 워낙 좋은데다 미국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중장기전망은 밝다는 의견이 여전히 우세하다.

그렇지만 박씨의 고민이 깊어지는 걸 보면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른 요인을 빼고 체감 주택경기만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