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들어온 미국산 소 척추뼈를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판정하고 쇠고기 검역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과 갈비뼈에 이어 한·미간 수입위생조건상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는 척추뼈까지 발견돼 수입금지 직전 단계인 검역중단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위생(衛生) 안전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농림부에 따르면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지난해 10월 이후에만 검역불합격 조치와 함께 전량 반송된 사례는 이번 척추뼈 건을 포함해 15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척추와 같은 특정위험물질이 발견된 것은 미국의 수출작업장들이 기본적인 광우병 통제장치조차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미국 측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단순한 실수로 인한 것이라며 해당 작업장에 대한 선적중단 조치를 해제해 주도록 우리 측에 강력히 요구해왔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 등은 쇠고기 시장의 전면개방을 한·미 FTA 비준의 전제 조건으로 끊임없이 거론해왔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정부 당국은 미국 측에 진상 규명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검역중단과 관련한 미국 측의 해명이나 보완조치 등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합리적 절차와 규정에 따라 수입중단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를 한·미 FTA나 미국산에 대한 수입규제 등과 연계시키려는 일이 일어나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위생 안전검사 과정에서 미국 측과 감정적으로 대립하거나 이를 한·미 FTA 반대운동의 빌미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검역중단조치와 관련해 "검역차원의 문제이므로 한·미 FTA와 연계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도 그 같은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 이번 검역중단사태는 미국 측 잘못으로 일어난 것임이 분명하다.

때문에 이를 조기에 수습하고 한·미간의 원활한 교역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 측이 이에 대한 납득(納得)할 만한 진상규명과 함께 보다 확실한 재발방지대책을 이른 시일 내에 제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