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임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감독원장이 "임기중 글로벌 금융회사를 육성하고 산업자본의 효율적 활용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실현하지 못해 아쉽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윤 위원장 퇴임의 변에 주목하는 것은 처음으로 3년임기를 채우고 퇴임하는 첫 금감위원장이란 점에서 뿐만 아니라 임기 중 금융현안에 대해 비교적 뚜렷한 소신(所信)을 제시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점에서다.

사실 윤 위원장이 지적한 두 가지 과제는 금융업계가 당면한 시급한 현안이다. 우선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세계적 투자은행들에 필적할 만한 글로벌 금융회사의 육성 없이는 해외시장 개척은 고사하고 국내시장마저 내주지 않으면 안될 위기적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와 국제적 안목을 갖춘 전문인력의 확충이 그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대형화와 관련,산업자본의 활용은 당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유효한 방안이다.

윤 위원장이 금산분리 원칙의 폐지를 주장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원천봉쇄한 불합리한 규제가 금융산업의 대형화와 선진화를 가로막는 핵심 장애요인이란 인식에서다.

금산분리는 국내자본을 역차별하면서 대부분 은행들의 경영권을 외국자본에 넘겨주는 결과까지 초래(招來)했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안될 과제다.

신임 김용덕 위원장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런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갈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더욱 확실히 밀어붙이고 그 과정에서 산업자본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그런 까닭에 금산분리원칙의 폐기(廢棄)는 빠르면 빠를 수록 우리경제에는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