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3일 퇴임했다.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출범 후 임기를 채운 금감위원장은 윤 위원장이 처음이다.

퇴임에 앞서 기자실에 들른 윤 위원장은 "금융감독 수장으로서 임기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고 조직 전체로도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흐뭇해했다.

윤 위원장은 취임 초 카드사 유동성위기 해결에서부터 과거 분식회계 자진신고 후 면책,생명보험사 상장,자본시장통합법 제정,주택담보대출 건전성관리 등 굵직한 금융현안을 소신과 원칙을 갖고 제대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 스스로 지난 3년을 반근착절(盤根錯節·뿌리가 얽히듯 복잡한 형국을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회고할 정도다.

특히 18년간 끌어온 생보사 상장문제 해결은 윤 위원장의 최대 치적으로 꼽힌다.

윤 위원장은 모든 간부들과 기자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이날 함께 물러난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에게 깊은 신뢰를 표시해 관심을 끌었다.

김 부원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지난달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윤 위원장은 "김 부원장의 청렴성과 결백을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며 "사법당국이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김 부원장이 끝까지 일을 해주길 바랬지만 본인이 떠나기로 결심해 더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 부원장은 2000년 '진승현 게이트' 등 신용금고(현 저축은행)의 불법 대출 및 주가조작 사건이 잇따라 터졌을 때 비은행검사1국장으로서 신용금고의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이름을 날렸다.

작년 4월 역대 부원장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됐다.

김 부원장은 "1심에서 명명백백하게 무죄가 밝혀졌고 2,3심도 사필귀정이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에서 검찰에 불려가는 마지막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