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한 3일 오후.초유의 사태를 맞은 기흥공장 임직원은 크게 당황하는 가운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회사 경영진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이날 서울 본사에 있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전사고가 난 지 한 시간여가 지난 오후 4시께 현장에 도착,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황창규 사장과 조수인 메모리사업부장 등 반도체총괄 경영진과 함께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상황과 복구 경과를 점검한 뒤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생산라인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황창규 사장도 시설 복구에 나선 현장 엔지니어들을 밤 늦게까지 독려하면서 라인 조기 정상화를 위해 동서분주했다.

특히 황 사장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띄워 사고 경위를 설명한 뒤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가동을 정상화해 고객들의 제품 생산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안심시켰다.

삼성전자 본사도 이날 밤 늦게까지 불을 밝히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주요 임원들과 함께 복구 현황을 보고받고 수출 계획 등에 차질이 없는지를 면밀히 점검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도 비상 근무 태세에 들어갔다.

사건 발생 초기만 해도 '단순 정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그룹 전략기획실 측은 정전으로 기흥공장 내 거의 모든 라인의 가동이 중단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은 분위기였다.

그룹 주변에선 정전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그룹 전반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최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에 대한 사장급 인사 이동과 조직 개편을 단행,하반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어렵사리 추슬러 놓은 분위기가 이번 일로 흐트러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일훈/기흥=유창재 기자

you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