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하룻동안 지수변동폭이 80P에 이를 만큼 시장의 출렁임이 심했다.

증시전문가들은 3일 이 같은 급격한 시장 변동성의 주요인으로 프로그램 매물을 꼽았는데,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프로그램 매매의 부담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자.

대신증권의 천봉기 애널리스트는 최근 연기금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스위칭 매매 행태를 보이는데, 괴리율의 악화 상태가 지속될 경우 추가로 스위칭 가능한 물량은 4000억원에서 8000억원 가량으로 추정했다.

천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인덱스 스위칭 매도 물량은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연기금은 인덱스 펀드 운용시 자산의 40%를 현물로 보유하게 되어 있고 일별 스위칭 물량 또한 5%를 넘지 못하게 제한하고 있어 지수에 부담은 줘도 하락 주체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또한 최근 인덱스 펀드의 주식 편입비중이 8월 1일 기준 58% 수준으로 연중 최저점을 형성하고 있어 추가 매물 출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천 애널리스트는 전날 코스피 200 지수가 228P까지 급락했으나 저점 매수가 유입돼 하락폭을 만회했다며, 이런 저가 매수 세력의 대기 상황에서는 일별 1000억원에서 2000억원 수준의 인덱스 스위칭 매도 물량은 무난히 소화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여기에 외국인의 순매도 계약수가 최고 수준이라 선물 대량 순매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에 따라 괴리율의 약세 심화 현상도 다소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여 프로그램 매도로 인한 시장 부담은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프로그램 매도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지난 2일 조정의 빌미는 선물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제공한 것으로 봤다.

개인은 코스피 200 지수를 꾸준히 매수하다, 급격한 조정에 따른 손실로 손절매성 매물을 내놨는데, 이를 받아줄 매수세가 없어 베이시스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출회되어 수급부담이 일시에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전날의 조정이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으로 촉발된 사건이라 해도 이는 투기세력마저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지적이다.
이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려면 베이시스가 안정적으로 0.5P 이상에서 형성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베이시스 -1P에서는 언제든지 프로그램 매도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베이시스에 따른 수급 변화는 당분간 더 시장을 괴롭힐 수 있다는 것.

서 애널리스트는 최근 차익거래 잔고에서 매수 차익거래 잔고의 감소보다 매도 차익거래 잔고의 증가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매도 차익거래 잔고가 매수 차익거래 잔고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은 인덱스펀드의 스위칭말고도 신규로 현선물을 갈아치울 자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대기 자금은 베이시스가 -1P 수준에서 형성될 경우 언제든지 프로그램 매도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와 관련된 수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