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가가 크게 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재테크 시장에서 뚜렷한 투자 대상이 보이지 않는 혼돈 시대를 맞고 있다.

재테크 시장이 혼돈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은 그 이면에 투자에 따른 비용과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자산 운용 방식이 저축에서 차입을 통한 투자로 바뀌는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가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재테크 생활자들이 해야 할 것은 그동안 수익성만 생각해 소홀히 해왔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부채비율을 축소해 현금 흐름(cash-flow)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재테크 혼돈 시대를 맞아 예상수익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막연한 기대감으로 부채를 그대로 가져갈 경우 '수익 감소→현금 흐름 악화→신용 경색 심화→신용 불량'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높다.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난 뒤 자산운용에서 자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 점검은 '재조정'과 '재배분'으로 구분된다.

재조정이라 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당초에 세운 계획이 유지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반면 재배분이라는 것은 재테크 시장 환경과 나이,가족 구성원 등이 크게 변화해 이미 세운 포트폴리오 자체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식과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은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 가져갈 것을 권유하고 있으나 정해진 규칙(rule)은 없다.

요즘 유행하는 펀드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대부분 사람들이 초기에는 주식형 펀드 50%,채권형 펀드 40%,머니마켓 펀드(MMF) 10%의 포트폴리오를 짜서 운용하는 것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그동안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채권형 펀드와 MMF를 환매하거나 부동산을 팔아서라도 주식형 펀드를 늘려 주식형 펀드의 비중이 최근에는 과도하게 높아진 상태다.

이 상황에 직면했을 경우 주식형 펀드에서 당초 계획에서 높아진 비중만큼 팔아 채권형 펀드나 MMF의 줄어든 비율을 채워 놓아야 한다.

만약 이처럼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재산 상태나 나이,가족 상황이 크게 바뀌어서 이전에 세웠던 포트폴리오를 더 이상 유지해 나가지 못할 때가 생긴다.

이때는 자신의 변화한 새로운 환경에 맞춰 포트폴리오 자체를 바꾸는 재배분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재배분은 재조정에 비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에 최근처럼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지금까지 비교적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흐름에 변화가 예상될 때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많은 요소 가운데 자신에게 적합한 재테크 위험도를 다시 측정해 이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한다.

특히 재테크에서 위험 관리가 강조되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이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선진국 재테크 생활자들은 재조정과 재배분을 통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끊임없이 변경해 나간다.

일부 우리 재테크 생활자처럼 주가가 오르면 주식형 펀드에 더 가입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환매하는 식으로 시장에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도 각종 펀드에 가입한 가구 수가 1500만이 넘어선 상황에서는 선진국 재테크 생활자들처럼 재조정과 재배분을 활용한 투자 방식을 정착시켜 펀드 투자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