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시가 연일 급등락을 보이면서 평소에는 보기 힘든 상황들이 나타나고 있다.

3일 오전 10시경 알려진 풋옵션 거래의 체결 및 시세 지연 현상이 그것.

풋옵션 체결 지연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거래소의 서버 용량 부족. 체결지연은 풋옵션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올 연말까지는 서버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거래소가 올 연말에 대대적인 시스템 교체를 준비중이라 당장 대안을 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 다른 풋옵션 체결 지연 요인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바로 옵션 행사가격의 간격을 현행 2.5P에서 5P로 늘려 거래량 급증에 대처하는 것인데, 이것도 적용하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옵션은 코스피200지수가 오를 것 같으면 콜, 내릴 것 같으면 풋에 베팅한다.

코스피200 지수를 100P에 놓고 초기에 거래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서 코스피200 지수도 230P 이상으로 두 배도 넘게 급등한 상태다.

게다가 지난 2일 하루 코스피 지수 변동폭이 80P에 달할 정도로 증시의 변동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지수의 변동성이 커지면 풋옵션 거래가 늘어나게 된다.

심상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경우 현행 2.5P인 행사간격이 5P로 늘어나게 되면 옵션가격의 변화가 완화될 수 있는데, 현재는 간격이 너무 좁아서 투자자들이 잦은 거래를 통해 원하는 가격대에 이를 때까지 시장에 대응,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거래량 급증으로 인한 체결 지연은 바로 이 때문에 생긴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행사간격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리면 그 만큼 거래량이 줄어들어 시스템 과부하도 감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계단 간격이 좁은 10개 계단을 걸을 때보다 간격이 넓은 5개 계단을 성큼성큼 걸으면 걸음 수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나 이는 쉽게 손을 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행사간격을 두 배로 늘리면 행사간격 2.5P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는 현행 옵션 관련 시스템을 죄다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심 애널리스트는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통 풋옵션 거래가 콜옵션 거래보다 1.5배 가량 더 많고, 지수 하락에 따른 변동폭이 커질 때 풋옵션 문제가 두드러지게 부각된다”고 지적했다.

증시의 출렁임이 잦아질 경우 이 같은 현상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