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조립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

영화 <나랑 자고 싶다고 말해봐>, <후회하지 않아> 등으로 유명한 독립영화계 이송희일 감독이 영화 <디워>와 관련, 영화와 심형래 감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의 글을 올려 그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이송희일 감독은 “막 개봉한 <디워>를 둘러싼 요란한 논쟁을 지켜보면서 최종적으로 느낀 것은 막가파식으로 심형래를 옹호하는 분들에게 <디워>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기깝다는 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헐리우드적 CG의 발전', '미국 대규모 개봉' 등 영화 개봉 전부터 <디워>를 옹호하는 근거의 핵심축으로 등장한 이런 담론들과 박정희 시대에 수출 역군에 관한 자화자찬식 뉴스릴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하기도 했다.

또한 “여기는 여전히 70년대식 막가파 산업화 시대이고 우리의 일부 착한 시민들은 종종 미국이란 나라를 발전 모델로 삼은 신민식지 반쪽 나라의 훌륭한 경제적 동물처럼 보일 뿐이다”면서 “이야기는 엉망인데 현란한 CG가 부족하다고 우리의 게임 시대 아이들은 영화와 게임을 혼동하며 애국심을 불태운다. 더 이상 '영화'는 없다. 이 영화가 참 거시기하다는 평론의 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악다구니를 쓰는 애국애족의 벌거숭이 꼬마들을 지켜보는 건 정말 한 여름의 공포다”라며 꼬집기도 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그 놈의 열정 좀 그만 이야기해라. <디워>의 제작비 700억 원이면 맘만 먹으면, 난 적어도 350개, 혹은 컬러티 높여 100개의 영화로 매번 그 열정을 말할 수 있겠다. 제발, 셧업 플리스. 밥도 못 먹으면서 열정 하나만으로 영화 찍는 사람들 수두룩하다. 700억은 커녕 돈 한 푼 없이 열정의 쓰나미로다 찍는 허다한 독립 영화들도 참 많다는 소리다. 신용불량자로 추적 명단에 오르면서 카드빚 내고 집 팔아서 영화 찍는, 아주 미친 열정의 본보기에 관한 예를 늘어 놓을 것 같으면 천일야화를 만들겠다. 언제부터 당신들이 그런 열정들을 챙겼다고 참나..”며 영화 현실과 관련해 일침을 가했다.

한편 심형래 감독과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의 차이를 거론했는데, “그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코메디언 출신이면서 B급 영화들을 만들어낸 두 사람의 차이 말이다. 열정의 차이? 애국심의 차이? 딱하나 있다. 영화를 영화적 시간과 공간 매여서 사는 방식에 대한 차이다”라면서 “CG가 중요한 것도, 와이어 액션이 중요한 것도, 단검술과 권격술의 합의 내공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조차 정리가 안되어 있다면, 그 아무리 입술에 때깔 좋고 비싼 300억짜리 루즈를 발랐다고 해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꼬기도 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마지막으로 “좀 적당히들 했으면 좋겠다. 영화는 영화이지 애국의 프로파겐더가 아니다. 하긴 도처에 난립하고 있는 온갖 징후들로 추축해 보면, 이 하수상한 민족주의 프로파겐더의 계절은 꽤나 유의미한 악몽의 한 철로 역사의 페이지에 기록될게 분명하다. 아, 덥다 더워.”라며 글을 마무리 했다.

네티즌들은 “이송희일 감독님의 경우는 종합예술으로서의 영화보다는 각본예술로서의 영화만을 대상으로 하는 편협한 시각, 포기로 부터 시작된 열정의 찬사를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엉망인데 현란한 CG면 만족하는 게임 시대 아이들을 지적하고 계시지만, 영화는 시나리오 뿐만아니라 영상과 사운드의 종합 예술임을 잊으신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보셔야 할 것이다”, “스크린쿼터 얘기 나올때는 우리나라 문화를 지키자는 명목하에 애국심을 호소하고, <디워>에 대한 관심은 배제하자는 것인가” 등등 거센 비난을 퍼붓고 있다.

현재 이송희일 감독의 블로그는 접속자 폭주로 다운된 상태. 각종 포털과 게시판에는 이글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네티즌들의 항의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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