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는 주요섭의 단편소설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패러디한 재치 있는 제목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코미디영화다.

'가문의 영광' '두사부일체' 등으로 코믹 연기를 인정받은 정준호와 '가문의 위기'에서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보여줬던 김원희가 주연이라는 점도 기대를 높인다.

15년 전 잃어버린 손녀를 찾는 할머니는 돈뭉치를 들고 서울에서 흥신소를 하는 덕근(정준호)을 찾아온다.

아버지에게 1억원이란 큰 빚을 물려받은 덕근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덕근은 손녀를 찾아 무작정 시골로 내려간다.

손녀를 찾는 일에 어려움을 겪던 덕근은 우연히 세든 집주인이자 젊은 싱글맘 혜주(김원희)의 통장에 거액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때마침 혜주와 그의 열다섯살 짜리 딸 옥희(고은아) 모두 덕근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고 있다.

덕근은 혜주를 유혹하기로 결심하지만 혜주를 평생 짝사랑해 온 마을 청년회장 성칠(임형준)의 방해 공작이 만만치 않은데….

영화는 소설에서 점잖게 나오는 인물들을 '통통' 튀는 코믹한 캐릭터로 만드는 데는 일단 성공한다.

젊어보이고 싶은 마음에 딸의 옷을 빌려 입은 혜주의 모습이나 소설에서 애틋한 마음의 매개체인 '삶은 달걀'을 놓고 덕근이 내뱉는 "내가 뱀 새낍니까? 매일 풀밭에서 알만 먹게"라는 대사는 분명 웃긴다.

그러나 욕심이 과했을까.

배꼽을 잡고 웃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굳이 감동까지 주려고 후반부를 구성한 것이 무리였다.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담아낸 것이 이창동 감독의 수작 '밀양'이었다면 이 영화는 초반부에는 웃고,후반부에는 감동하라는 어색한 주문을 하고 있다.

8일 개봉.12세 이상.

서욱진 기자/이유진 인턴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