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가짜 박사 3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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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星 來 < 한국외대 명예교수·과학사 >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다.
지난 2월에는 저명한 피아니스트의 음반이 다른 연주자의 것을 짜깁기한 가짜라는 발표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음반도 가짜가 나오니,지금 박수근 이중섭의 가짜 그림 2800여 점을 놓고 검찰이 고심하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못된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외국의 신문에는 세계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의 반 이상이 가짜라는 말도 있었다.
중국에서 최근 방송된 가짜 만두 뉴스는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판이다.
이런 가짜의 행진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가짜박사를 비롯한 거짓 학위(학사,석사,박사)다.
박사만 해도 세 가지 가짜를 꼽을 수 있을 성싶다.
첫째는 전혀 다니지도 않은 대학의 박사학위를 위조하는 경우다.
이번 동국대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 주인공 여성은 박사는 미국 예일대에서,학사와 석사는 캔자스대에서 받았다고 했는데,하필 캔자스대는 내가 1969년 석사학위를 받은 대학이기도 하다.
사후(事後) 밝혀진 사실이지만,예일대는 그런 학생의 기록이 전혀 없다 했고,캔자스대는 그런 사람이 학부 3학년에 등록한 기록은 있지만 학위 기록이 없다고 발표했다.
간단한 조사만 했더라면 이 정도 수준급 대학의 경우는 그 진위가 금방 드러날 터인데,그런 가짜가 통용됐다니 안타깝다.
두 번째 유형은 조사해서 밝히기가 조금 어렵다.
유사(類似)대학의 학위가 그것이다.
이름은 '대학'이지만,학위를 줄 만한 제대로 된 대학이 아닌 곳에서 받은 경우다.
20년쯤 전의 일이다.
국제회의로 미국 어느 도시에 갔던 나는 그곳의 어느 대학에 관한 조사를 해본 일이 있다.
당시 나는 학교의 교무처장이었는데,동료들 사이에 어느 교수가 학위를 받았다는 그 곳 어느 대학이 수상하다는 불평이 있었다.
아직 인터넷 같은 것이 없어서,나는 거기 간 김에 그 대학의 정체를 조사했던 것이다.
그 '대학'은 분명히 그 도시에 주소를 두고 있었지만 방이 두어 개뿐인 이름만의 대학이었다.
미국에만도 이런 이름뿐인 대학은 수두룩하다.
이런 학위 장사꾼들은 주로 우편(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돈을 받고 학위증을 교부한다.
미국에는 (몇몇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 듯) '학위'를 돈 받고 파는 이런 '대학'이 상당수 있다.
버젓이 유명신문과 잡지에 광고를 내고 학위증을 판매한다.
여러 해 전이지만,헤럴드트리뷴 국제판,그리고 유명 과학잡지 등의 광고에서 직접 그런 광고를 보았다.
심지어 몇 년 전까지는 내게도 학위를 사라는 판촉 이메일이 자주 왔다.
영어로는 'Degree Mill'(학위 공장)로 불리는 이런 유령대학이 세상에는 제법 많다.
세 번째 가짜는 식별이 더욱 어렵다.
벌써 30여년 전이지만,나는 미국 시카고대학의 박사학위 논문을 읽다가 그것이 일본 학자의 책 일부를 영어로 번역한 것임을 발견했다.
내 기억으로 그 필자는 'Kuok'(쿼크)아무개였는데,아마 대만 학자일 듯했다.
또 한국에 귀국해서 활동하는 모 교수의 논문 역시 국내 학자의 실학관계 논문을 베꼈음을 알아차렸다.
그 대만 학자는 어디로 갔는지 조사해 보지 않았지만,이 한국 학자는 그 논문으로 미국 저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그 자격으로 귀국해 모 대학 교수를 하다 지금은 고인이 됐다.
조금 나아졌겠지만,미국에 유학해 한국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쓴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표절 논문을 썼다고 판단된다.
한국어,중국어,일본어라고는 전혀 모르는 미국인 지도교수가 그런 논문이 표절인줄 판별하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세 가지 가짜 박사만 보아도 그 판별이 쉽지 않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니 소위 명예박사란 또 얼마나 '명예'스럽게 거래되는지? 학원에서 가짜 학위를 가지고 강사 노릇하는 사람들을 조사한다는 소리가 있고,'원어민' 외국어 강사 역시 가짜 대학졸업자도 많고, '원어민' 아닌 경우도 많다는 보도다.
국내 주요 대학의 졸업과 성적 증명서를 해외에서 위조해 밀반입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공부도 거짓으로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가짜 세상을 우리는 만들어 가고 있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다.
지난 2월에는 저명한 피아니스트의 음반이 다른 연주자의 것을 짜깁기한 가짜라는 발표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음반도 가짜가 나오니,지금 박수근 이중섭의 가짜 그림 2800여 점을 놓고 검찰이 고심하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못된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외국의 신문에는 세계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의 반 이상이 가짜라는 말도 있었다.
중국에서 최근 방송된 가짜 만두 뉴스는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판이다.
이런 가짜의 행진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가짜박사를 비롯한 거짓 학위(학사,석사,박사)다.
박사만 해도 세 가지 가짜를 꼽을 수 있을 성싶다.
첫째는 전혀 다니지도 않은 대학의 박사학위를 위조하는 경우다.
이번 동국대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 주인공 여성은 박사는 미국 예일대에서,학사와 석사는 캔자스대에서 받았다고 했는데,하필 캔자스대는 내가 1969년 석사학위를 받은 대학이기도 하다.
사후(事後) 밝혀진 사실이지만,예일대는 그런 학생의 기록이 전혀 없다 했고,캔자스대는 그런 사람이 학부 3학년에 등록한 기록은 있지만 학위 기록이 없다고 발표했다.
간단한 조사만 했더라면 이 정도 수준급 대학의 경우는 그 진위가 금방 드러날 터인데,그런 가짜가 통용됐다니 안타깝다.
두 번째 유형은 조사해서 밝히기가 조금 어렵다.
유사(類似)대학의 학위가 그것이다.
이름은 '대학'이지만,학위를 줄 만한 제대로 된 대학이 아닌 곳에서 받은 경우다.
20년쯤 전의 일이다.
국제회의로 미국 어느 도시에 갔던 나는 그곳의 어느 대학에 관한 조사를 해본 일이 있다.
당시 나는 학교의 교무처장이었는데,동료들 사이에 어느 교수가 학위를 받았다는 그 곳 어느 대학이 수상하다는 불평이 있었다.
아직 인터넷 같은 것이 없어서,나는 거기 간 김에 그 대학의 정체를 조사했던 것이다.
그 '대학'은 분명히 그 도시에 주소를 두고 있었지만 방이 두어 개뿐인 이름만의 대학이었다.
미국에만도 이런 이름뿐인 대학은 수두룩하다.
이런 학위 장사꾼들은 주로 우편(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돈을 받고 학위증을 교부한다.
미국에는 (몇몇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 듯) '학위'를 돈 받고 파는 이런 '대학'이 상당수 있다.
버젓이 유명신문과 잡지에 광고를 내고 학위증을 판매한다.
여러 해 전이지만,헤럴드트리뷴 국제판,그리고 유명 과학잡지 등의 광고에서 직접 그런 광고를 보았다.
심지어 몇 년 전까지는 내게도 학위를 사라는 판촉 이메일이 자주 왔다.
영어로는 'Degree Mill'(학위 공장)로 불리는 이런 유령대학이 세상에는 제법 많다.
세 번째 가짜는 식별이 더욱 어렵다.
벌써 30여년 전이지만,나는 미국 시카고대학의 박사학위 논문을 읽다가 그것이 일본 학자의 책 일부를 영어로 번역한 것임을 발견했다.
내 기억으로 그 필자는 'Kuok'(쿼크)아무개였는데,아마 대만 학자일 듯했다.
또 한국에 귀국해서 활동하는 모 교수의 논문 역시 국내 학자의 실학관계 논문을 베꼈음을 알아차렸다.
그 대만 학자는 어디로 갔는지 조사해 보지 않았지만,이 한국 학자는 그 논문으로 미국 저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그 자격으로 귀국해 모 대학 교수를 하다 지금은 고인이 됐다.
조금 나아졌겠지만,미국에 유학해 한국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쓴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표절 논문을 썼다고 판단된다.
한국어,중국어,일본어라고는 전혀 모르는 미국인 지도교수가 그런 논문이 표절인줄 판별하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세 가지 가짜 박사만 보아도 그 판별이 쉽지 않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니 소위 명예박사란 또 얼마나 '명예'스럽게 거래되는지? 학원에서 가짜 학위를 가지고 강사 노릇하는 사람들을 조사한다는 소리가 있고,'원어민' 외국어 강사 역시 가짜 대학졸업자도 많고, '원어민' 아닌 경우도 많다는 보도다.
국내 주요 대학의 졸업과 성적 증명서를 해외에서 위조해 밀반입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공부도 거짓으로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가짜 세상을 우리는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