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신용대출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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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부터 서민들의 소액 신용대출 문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당국 및 서울보증보험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소액 신용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보증보험의 소액대출 보증보험 제도를 서민맞춤대출서비스와 환승론에 연계해 시행키로 했다.
금융회사들이 돈을 떼일 것을 우려해 저신용층 대출을 기피하고 있는 만큼 서민층의 신용(상환능력)을 보강해 주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소액대출 보증보험 상품'을 활용키로 했다.
소액대출 보증보험은 서울보증보험이 대출보증을 서고,금융회사는 그 보증서를 근거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구조다.
서울보증이 대출고객에게 연 2~3%의 보험료를 받고 대출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서울보증보험이 대신 물어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신용층을 상대로 하는 서민맞춤대출과 환승론에 대해 서울보증보험이 부분(50%가량) 보증을 서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10월에는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증이 들어가면 금융회사의 부실 우려는 그만큼 줄어들어 대출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라며 "또 부실 리스크가 줄어드는 만큼 금리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보증의 구체적인 대상과 요율 한도 등은 서울보증보험과 금융회사들과 협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주 대상은 신용등급이 7~8등급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등급 지표뿐만 아니라 소득 직업 부채비율 등을 감안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보증의 소액대출 보증요율은 연간 2.4%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환승론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승론은 연 60%대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대부업체 고객 가운데 상환 실적이 양호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연 35~48%의 제2금융권 대출로 전환해주는 금융상품이다.
그러나 시행 2개월이 지났는 데도 환승론을 받은 사람이 50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실적이 저조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청자 가운데 90% 정도는 자격 요건이 미달돼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회사들도 대출 리스크를 감안해 선뜻 대출승인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지원을 받고 있는 서민맞춤대출 서비스(이지론)는 저축은행 여전사(캐피털 카드 등)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320여개 금융회사가 참여해 919여개의 대출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과 HSBC도 참여했다.
또 환승론을 취급하고 있는 곳은 현대스위스 스타 솔로몬 삼화 등 4개 저축은행과 GB캐피탈 등 5개사이며 모아 미래 등 2개 저축은행이 신규 참여를 준비 중이다.
서울보증보험은 그동안 소액대출 보증보험 상품을 거의 취급하지 않았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외환위기와 카드사태를 겪으면서 개인 소액대출의 부실률이 높아져 신규 취급은 사실상 중단하고 만기연장 정도만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개인 신용정보 축적 등으로 리스크 관리가 용이졌으며 은행과 보험사 등에서도 보증보험 수요가 있어 조만간 다시 보증보험 상품을 취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대부업체로 몰렸던 저신용층들의 자금 조달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