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제공에 치료비 계산ㆍ의사 소개도

지난해 추수감사절,미국 레이크타호에서 스키 여행을 하던 미나 킹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경험을 했다.

한 살짜리 아들이 갑자기 볼을 긁으며 마구 울어댔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들의 증상이 단순히 기후와 고도 변화에 따른 것인지,심각한 병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킹은 웹엠디(WebMD)라는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했고 아들의 증상이 귀의 감염 때문임을 알았다.

그는 웹엠디 덕분에 당장 아들을 응급실에 데려갈 수 있었다며 안도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 의료 서비스 이용 사례다.

미국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근호에서 웹엠디 같은 사이트가 소비자들의 의료 서비스 선택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전통적인 의사와 환자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 업체인 해리스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매년 1억60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인터넷 의료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이용자 수는 2005년에 비해 37% 늘어났다.

해리스 인터랙티브는 의료 사이트가 환자의 의학 지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자가 의사에게 묻는 질문의 양과 질까지 달라지는 추세다.

사람들이 의료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미국인들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더 깊은 정보를 알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높아지는 의료 비용을 아끼려는 소비자들도 인터넷으로 몰리고 있다.

앞서 킹의 사례처럼 증상별로 병원에 가야 할 것인지 아닌지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인 게티넬라 웹엠디 최고경영자(CEO)는 "의료 사이트는 소비자들이 건강과 관련해 결정을 내리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속자 수 기준으로 미국 내 1위 의료 사이트는 웹엠디다.

지난해 이곳 이용자는 전년보다 17% 늘어난 1700만명에 달했다.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 사이트는 '사우스비치 다이어트(저인슐린 다이어트)'로 스타가 된 아더 애거스톤 박사 등을 내세워 2위를 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엠에스엔 헬스(MSN Health)'와 검색사이트 야후의 건강 코너도 매년 700만명 이상을 끌어들인다.

타임워너의 에이오엘 보디(AOL Body)도 유명하다.

의료 사이트는 단순한 건강정보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치료에 얼마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체크할 수 있다.

질병의 종류에 따라 믿을 만한 병원이나 의사를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컨설팅회사 부즈알렌에 따르면 고비용 치료를 받는 환자의 3분의 2는 전체적인 진료 비용뿐만 아니라 병원의 안전성,사고율까지 알고 싶어했다.

비즈니스 위크는 뉴욕의 한 환자 사례를 소개했다.

치과의사로부터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그는 웹엠디와 미국치과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치과의사가 제안한 치료가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사이트를 통해 치료비의 반을 노인의료보험제도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치료를 결심한 그는 지난 1년간 총 5000달러를 치과 치료에 썼다.

의사들은 환자가 인터넷 의료 정보를 이용하는 데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맨해튼 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의사의 3분의 2 정도는 의료 사이트 활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반수는 건강과 관련한 인터넷 사이트를 환자들에게 추천한다고 밝혔다.

맨해튼 리서치의 마크 바드 사장은 "오늘날 의료 정보에 대한 접근권은 10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염려도 없지는 않다.

릭 켈러먼 미국가정의학 아카데미 총장은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건강 정보의 진실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패밀리닥터(familydoctor.org)'나 웹엠디,'레볼루션 헬스(Revolution Health)' 등 전문가에 의해 정보가 걸러지거나 의사들의 참여도가 높은 사이트를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